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과 동시에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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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를 또 자극했습니다. "차라리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라"며 미국에 편입되는 것이 캐나다로서도 이득이라고 한 겁니다.
트럼프는 대체 왜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인지, 그리고 다른 나라들, 특히 한국은 트럼프의 '타깃'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같이 따져보겠습니다.
■ "미국의 51번째 주 돼라" 캐나다 집중 공략
트루스소셜에 올라온 트럼프 발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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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현지시각 18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왜 우리가 미국이 연간 1억 달러가 넘는 보조금을 캐나다에 지원하는지 아무도 대답할 수 없다. 말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캐나다인들이 캐나다가 51번째 주가 되길 원한다"며 "(캐나다는) 세금과 군사 보호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대단한 아이디어"라고 했습니다. "51번째 주!"라고 또 한 번 강조했습니다.
"캐나다는 51번째 주가 돼라" 발언, 사실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일 폭스뉴스가 트럼프와 트뤼도 총리의 만남 때 트럼프의 발언이라며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던 내용입니다.
보도 당시 트럼프 측의 '뼈 있는 농담'으로 받아들여졌는데, 이번엔 버젓이 본인의 계정에 올라왔습니다.
■ 한 달째 계속되는 '캐나다 흔들기'
트럼프는 벌써 한 달째 캐나다를 집중 공략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취임 첫날 모든 캐나다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발언 직후 트뤼도 총리는 곧장 트럼프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로 날아가 트럼프를 달랬습니다.
쥐스탱 트뤼더 캐나다 총리, 소피 그레고아 트뤼도 여사.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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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트럼프는 한층 수위를 더 높여 트뤼도 총리와 캐나다를 흔들었습니다.
지난 10일 트루스소셜에 "얼마 전 캐나다의 트뤼도 '주지사'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게 돼 기뻤다"고 밝힌 겁니다.
한 국가 정상인 총리를 '주지사'라고 조롱하는 심각한 외교 결례를 저질렀지만, 트뤼도 총리는 별다른 항의를 하지 못했습니다.
트뤼도 총리의 측근이던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부총리마저 트럼프 시대 대응에 대한 이견으로 사퇴했습니다. 가뜩이나 경제난으로 휘청이던 트뤼도 총리의 정치적 입지도 함께 흔들리면서 사퇴 압박으로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이 마저도 트럼프는 '조롱'의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프리랜드 부총리 사퇴 소식에 "쥐스탱 주지사 밑에 있던 재무장관이 사임 또는 해임되면서 캐나다가 깜짝 놀랐다"는 말을 소셜미디어에 남겼습니다. 트럼프는 여기서 또 한번 트뤼도 총리를 향해 '주지사'라고 쐐기를 박았습니다.
트뤼도 총리의 캐나다는 항의는커녕 '달래기'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국경 안보를 개선하겠다며 6년 동안 13억 캐나다 달러(9억 달러·약 1조300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집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 '돈' 앞에선 '우방국' 따로 없어...우리는?
트럼프가 캐나다를 희생양 삼은 이유는 바로 '돈' 때문입니다.
미국의 원유 수입량의 약 60%는 캐나다산이고, 전기량도 85%가 캐나다산입니다. 철강, 알루미늄, 우라늄 등도 캐나다의 대미 주요 수출 품목입니다.
캐나다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의 위협이 캐나다를 불안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외신은 트럼프의 캐나다 공격에 대해서는 '트롤링(trolling)' 즉, 관심끌기 전략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당선인이 트뤼도 총리를 계속 미끼로 삼고 있다"며 "트럼프는 트롤링(관심끌기)을 다시 하고 있다. 아니면 이미 끌었나?"라고 적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트뤼도 총리 역시 이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며, 캐나다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총리와 그의 팀은 이 문제를 담담히 받아들이면서도 깊은 메시지를 의식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 메시지는) 트럼프는 언제나 그렇듯 미국 우선주의며, 캐나다 경제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는 경제 문제에서 특별한 우방국도, 친구도 없는 독특한 경향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자료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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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한국도 결코 안전지대는 아니라고 외신은 평가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속 정치적 격변과 혼란을 겪고 있는 우리로서는 대응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CNN은 "트럼프는 다른 대통령들이 수십 년간 쌓아온 동맹을 무시해, 미국 우방국들은 그가 집권하면 정상적 관계를 관리하기 어렵다"며 "두 번째 임기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프랑스와 독일, 한국처럼 정치적 혼란과 내부 분열로 반격이 어려운 다른 국가들에게 (지금 상황은) 경고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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