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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계엄 쇼크에 한동훈 독주 끝났다…與대선구도 '한·홍·오' 3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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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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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 충격파가 보수 진영의 차기 대선 구도를 흔들고 있다. 여당 지지층 선호도를 기준으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1강 체제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이 급부상한 3파전으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미디어토마토가 16~17일 진행한 자동응답전화(ARS) 조사에 따르면 여당 지지층의 대선주자 선호도는 한동훈 24.4%, 홍준표 23.8%, 오세훈 21.9%로 3강 구도였다. 이어 나경원(6.4%) 의원, 유승민(2.5%) 전 의원, 안철수(2.2%) 의원이 뒤를 이었다. 계엄 선포 직전인 2~3일 진행된 동일 업체 조사(여당 지지층 기준)에서는 한동훈(50.8%) 전 대표가 뚜렷한 선두였고, 오세훈 12.4%, 원희룡 9.8%, 홍준표 6.9%, 유승민 4.6%, 나경원 2.3%, 안철수 2.1% 순이었는데 2주 만에 판세가 달라진 것이다.

여당 지지층이 아니라 전체 응답자 기준으로는 보수 주자 중 유승민(16.6%) 전 의원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고 한동훈 11.4%, 홍준표 10.1%, 오세훈 8.1%, 안철수 6.6%, 이준석 5.9%, 나경원 2.7% 순이었다. 다만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전통적으로 당심(黨心)이 결과를 좌우했다. 책임당원 투표 50%, 일반 여론조사 50%가 반영된 2021년 국민의힘 대선 최종 경선이 대표적이다. 당시 윤석열 후보는 홍준표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선 10.3%포인트 밀렸지만, 책임당원 투표에서 23.0%포인트 앞서며 승리했다. 여권 관계자는 “조기 대선이 치러질지, 치러진다면 경선룰은 어떻게 할지 정해진 것은 없지만 당심을 거머쥔 후보가 이번에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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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11월 6일 강원도청에서 열린 '8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 전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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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지지층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높지만, 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여파로 대표직에서 물러나며 주춤해졌다는 평가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 전 대표의 경쟁력이나 팬덤은 살아 있지만, 그를 지지했던 여당 지지층 일부가 이탈하면서 확실한 1강은 사라졌다”며 “이제 어떤 후보가 치고 올라와도 이상하지 않은 3파전, 혹은 다자구도가 형성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계엄 사태로 여권에 대한 민심이 싸늘해지면서 전체 대선 구도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독주 양상인 게 여당 고민이다. 조원씨앤아이의 14~16일 ARS 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 지지율은 48.0%였고, 한동훈 8.0%, 홍준표 7.0%, 오세훈·김동연 5.7%, 원희룡 4.8%, 이준석 4.0%, 안철수 2.8%였다.

다만 여권에서는 각종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이 대표와 일대일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 그나마 해볼 만하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여당 주자들이 약속한 듯 이 대표에게 날을 세운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한 전 대표는 16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이 대표의 재판 타이머는 얼마 안 남았다”고 꼬집었고, 오 시장은 18일 “계엄에 반대하지만, 이재명도 수용할 수 없는 상식적 국민이 훨씬 많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도 “설마 국민이 범죄자·난동범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나”라고 이 대표를 겨냥했다. 여권 관계자는 “냉정하게 여권이 수세에 몰린 것은 맞지만, 향후 차기 주자들 간에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면 흥행 면에선 플러스 요인”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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