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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종합] "욕망 드글드글"…송중기, 살길 찾아 떠난 '보고타'서 변했네 ('보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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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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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중기가 다채로운 얼굴로 입체적인 인물을 완성했다.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에서다. 이국적인 풍광과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삶을 향한 맹렬한 의지들이 얽히니 '보고타'의 뜨거움은 배가된다.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보고타'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김성제 감독과 배우 송중기, 이희준, 권해효, 박지환, 김종수가 참석했다.

'보고타'는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 분)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분), 박병장(권해효 분)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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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장르가 범죄물이다. 서울이 범죄도시가 아닌 것처럼 보고타가 실제로 (보고타가) 그런 도시는 아니다. 넓은 세계로 나가려고 했는데, 훨씬 더 작은 공동체에 갇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영화적으로 좀 더 익스트림하게 가려고 했다. 한국, 보고타라는 (장소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찍 어른이 돼버린 청년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이런 장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연대기 영화는 긴 시간 재밌긴 어려운 것 같다. 2시간 이내 캐릭터의 변화를 담아내는 게 저한테는 제법 흥미롭고 괴로웠던 도전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영화를 보면서 인물들이 입장할 때와 다른 얼굴, 감정을 갖고 퇴장할 때의 모습을 보며 함께했던 시간이 저한테도 공부가 많이 됐다. 배우들을 존경하게 됐다. 그런 것들이 관객들에게 잘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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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는 IMF 이후 온 가족과 한국을 떠나 콜롬비아 보고타에 왔다가 전 재산을 잃고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국희 역을 맡았다. 송중기는 "국희는 제가 선택했던 작품 속 캐릭터 중에는 주체적이고 의지가 확고하고 욕망이 드글드글한 욕망덩어리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또한 "순수하고 어리기만 했던 꼬마 아이가 도움이 안 되는 아버지 때문에... 아버지는 무능력했고 어머니는 무기력하다는 대사가 있지 않나. 살아남아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순수한 애가 변해가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 그걸 잘해보고 싶은 욕심이 컸다"라고 말했다.

'보고타'는 콜롬비아 로케이션을 진행하며 현지감을 담았다. 송중기는 "해외 촬영은 늘 변수가 많다. 낯선 환경에 집중하기보다 이역만리 떨어져 있는 한국 사람들 간의 갈등을 다룬다는 서사에 집중했다. 선배님들, 스태프들과 대화를 많이 했다. 서로 부대끼면서 있다 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디어도 많이 나왔다. 낯선 환경보다 동료들에게 힘을 많이 얻으며 덕분에 잘 지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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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에 대해 수리남 정부가 자신들의 국가를 마약국으로 비치게 한다며 법적 대응을 한 적 있다. '보고타'도 비슷한 논란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우려에 대해 김 감독은 "구설에 휘말릴까봐 일부러 조심한 건 없다"라며 "설정한 시기가 보고타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이 사실이다"라며 "나라의 이미지를 훼손하기보다 현실적 소재로 서사와 갈등을 다루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송중기는 "장모님이 콜롬비아 분이시라 와이프 가족이 거기 많이 살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제 조그만 지식이지만 예전에는 그런 이미지를 부끄러워하거나 걷어내려고 노력했다고 들었다. 제가 지낸 콜롬비아는 흥이 많고 정이 많다. 음식이 미쳤다. 너무 맛있다. 사람들도 정이 많다. 옛날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분들의 노력도 봤다. 즐겁게 지낸 기억이 많다"라고 말했다. 또한 "저는 가족도 있고 친근한 곳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희가 촬영할 때만 해도 유튜브가 발달하지 않아서 정보를 얻을 곳이 적었는데 요즘은 정보를 얻을 곳이 많다. 보시면 알겠지만 요즘은 그런 이미지가 지워지지 않았나 싶다. 영화 때문에 안 좋은 이미지가 비칠 거라는 생각은 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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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준은 한인 밀수 시장의 2인자이자 통관 브로커 수영을 연기했다. 이희준은 현지 분위기를 연기에도 잘 담기 위해 "살사(댄스) 학원을 다녔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동료들과 "'보고타'가 어떻게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을지, 어떻게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을지 얘기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19살 소년 국희가 30대에 이를 때까지의 기간을 다룬다. 이희준은 "저는 30대에서 40대가 된다. 40대가 되면 묘하게 배가 나와있다. 체지방률을 8%에서 16%로 조절하는 피 나는 노력을 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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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효는 보고타 한인 사회의 최고 권력자이자 밀수 시장의 큰손 박병장으로 분했다. 극 중 부유한 이들이 거주하는 곳이 6구역. 국희가 가겠다고 목표로 한 구역이기도 하다. 권해효는 "머물렀던 곳이 6구역이었다. 숙소에 있기보다 노천, 카페에서 그들의 분위기를 느껴봤다. 호텔 수영장에서 틈만 나면 태닝해보며 현지에 산 사람 같은 느낌을 냈다"며 웃었다.

권해효는 영화에 대해 "변하지 않음으로써 살아남겠다고 하는 자와 변함으로써 살아남겠다는 사람의 이야기 같다. 우리 시대가 변화 앞에 서있는데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 전을 배경으로 하지만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올해의 마지막과 새해의 첫날을 우리 영화와 함께하면 어떨까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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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환은 보고타 한인 사회를 주름잡고 있는 박병장의 조카인 작은 박사장 역으로 출연했다. 박지환은 "재시작을 하는 이야기다. 오늘도 보면서 흥미롭고 좋았다. 그 이야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을 것 같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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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는 아들 국희를 낯선 땅 보고타에 끌고 온 아버지 송근태를 연기했다. 김종수는 "국희라는 인물이 변해가는 시발점이다. 숙소에서 본인들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캐릭터를 단단하게 잡아갔다. 그런 시간들이 작품에 잘 녹아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고 잘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해외 촬영에 대해 김종수는 "낯선 환경이라 좋았고 그 덕에 현장감을 살릴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영화에 대해 "사람 이야기구나, 살아있는 이야기구나 느낄 것이다. 따뜻한 극장에서 보시길 추천드린다"고 얘기했다.

김 감독은 "대본을 쓰는 것부터 시작하면 제 10년을 여기에 썼다. 이제는 여러분에게 넘겼으니 잊고 다음은 뭘할지 고민해보려고 한다"고 마무리 인사했다. 김종수는 "끝자락에서 새해로 가는 영화가 됐다. 겨울에 문을 열어 봄으로 가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박지환은 "추운 겨울 따뜻한 남미를 느껴봤으면 좋겠다"라며 미소 지었다.

'보고타'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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