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버그 주한 美 대사 1월 퇴직
차기 대사 하마평조차도 없어
‘1년6개월 장기 공석’ 재연 우려
김대기 새 주중대사도 부임 난항
19일 외교가에 따르면 골드버그 대사의 후임이 될 차기 주한 미국대사는 아직 하마평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약 한 달 앞둔 시점인데, 주중·주일대사 지명이 일찌감치 이뤄진 데 비해 새 주한대사는 거론되는 기미도 없다.
임기를 마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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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퇴직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골드버그 대사는 다음 달 35년의 외교관 생활을 마무리하며 서울을 떠날 예정이다. 임기 막판에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를 겪은 골드버그 대사는 예정대로 미국으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7년 전 마크 리퍼트 전 주한대사가 이임한 2017년 1월에도 한국은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국무총리 대행체제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대사를 계속 공석으로 두다가 취임 후 1년 6개월이 지난 2018년 7월에야 해리 해리스 전 대사를 지명했다. 이번에도 상황이 비슷한 탓에 주한대사 ‘장기 공석’ 우려가 제기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계엄·탄핵 국면의 한국과 관련해 침묵을 이어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일본에 비해 외교적 비중이 적다고 평가되는 한국이 대행체제까지 되면서 더욱 후순위로 밀려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여러 외국 정상과 활발히 만나고 있고,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도 다음 달 20일 취임식 전에 회담할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중 한국대사의 경우 후임자가 정해졌지만 탄핵 정국으로 부임 여부가 불확실해 외교 공백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정재호 주중대사는 귀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사는 10월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새 주중대사에 내정되자 임기 마무리를 준비해왔고, 애초 이달 중국을 떠날 예정이었다.
이날 외교가에 따르면 주중대사관은 윤 대통령과 충암고 동창인 정재호 대사의 귀국 시점을 잠정적으로 30일로 정하고 내부적으로 관련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정 대사는 귀국 후 서울대 교수직에 복귀해 정년을 맞을 계획으로 전해졌다.
정 대사가 귀국할 경우 한동안 주중대사관은 정무공사의 대사대리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 대사가 귀국하기 위해선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아직 이 결정은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대기 신임 주중대사가 중국 정부로부터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사전 동의)까지 받았지만, 현재로는 중국행이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국무총리 권한대행 체제 때를 비춰보면 공관장 인사는 최소화하거나 전혀 하지 않았으며, 한 총리 체제에서는 아직 어떻게 할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알려졌다.
정지혜 기자,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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