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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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당일 오전 ‘국회를 탱크로 밀어버려야 한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일 밤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기갑부대까지 동원해 국회와 시민 저항을 무력화시키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윤석열내란진상조사단은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지난 3일 오전 11시40분쯤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오찬에서 ‘국회가 국방 예산으로 장난질인데, 탱크로 확 밀어버려’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해당 오찬에 참석한 방정환 국방부 정책차장(준장)이 당일 오후 휴가를 내고 정보사령부 판교 사무실로 이동했다”며 “방 준장은 물론 휴가를 승인한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에 대한 조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3일 새벽 김용현을 관저에서 만난 사람이 있다. 양아무개씨라는 민간인”이라며 이와 관련한 수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정보사 판교 사무실은 에이치아이디(HID·북파공작부대)를 포함한 정보사 병력 30여명이 비상계엄 선포 뒤 대기했던 곳이다. 조사단은 이곳에 3일 저녁 6시쯤부터 방 준장과 문상호 정보사령관, 김아무개 정보사 심문단장을 비롯해 구삼회 육군 제2기갑여단장이 모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당일 밤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기갑부대까지 동원해 국회와 시민 저항을 무력화시키려고 했던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제2기갑여단은 경기 파주시에 있는,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기갑여단으로 K1A2 전차로 무장한 3개 전차대대가 배속돼 있다”며 “구 여단장이 군단장의 승인이나 보고 없이 이 자리에 참석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우석 육군 공보과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기갑부대) 병력이 출동하기 위해서 준비했던 것은 없다”고 밝혔다.
정보사 회합이 이뤄지는 시각, 서울 삼청동 대통령 안가(안전가옥)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만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지금까지 알려진 김 전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외에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참석한 것이 추가로 확인됐다. 그동안 박 총장은 용산 국방부 식당에서 부하들과 저녁을 먹은 뒤 3시간 동안 서울 참모총장 숙소에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안가 모임에서 윤 대통령은 두 경찰청장에게 계엄 선포 뒤 장악해야 할 기관 등이 적힌 문서를 건넸다. 박 의원은 “이때 (김 전 장관이) 이들에게 군사작전 관련 지시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내용을 시급히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또 12·3 내란에서 핵심 구실을 한 3개 사령부 외에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가 계엄 상황에 동원된 정황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지 2시간여가 지난 4일 새벽 3시20분쯤 방첩사·특전사·수방사의 사령관 화상회의가 열렸는데, 여기에 강호필 지작사령관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지작사는 경기·강원 등 전방 방위를 총괄하는 사령부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지작사는 약 25만명의 병력을 거느린 초대형 사령부인 만큼 사령관이 사전에 어떤 임무를 부여받았는지 꼭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내란 혐의 철저 수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석열내란진상조사단 추미애 단장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이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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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운 기자 cwk@hani.co.kr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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