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최고…계엄 여파·미 금리 인하 지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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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충격파’
외환스와프 확대 등
당국 환율방어 나서
미국 기준금리 인하 속도와 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19일 원화 가치와 주가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휘청거렸다.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이후 15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코스피는 2% 가까이 급락했다. 환율이 단기적으로 달러당 15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16.4원 오른 1451.9원으로 집계됐다. 환율은 전날보다 17.5원 상승한 1453원으로 출발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종가 기준 환율이 달러당 1450원을 넘긴 것은 2009년 3월13일(1483.5원) 이후 15년9개월 만이다.
간밤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시장 전망에 부합했으나, 앞으로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예고에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내년 말 정책금리를 3.4%로 내다봤던 연준은 이날 3.9%로 전망치를 높였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도 2.1%에서 2.5%로 상향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커지면서 내년 금리 인하가 0.25%포인트씩 총 4회에서 2회에 그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성명문에 금리 조정의 폭과 시기라는 표현을 통해 금리 추가 조정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한 시점에 도달했거나 부근에 도달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 여파로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나스닥 지수가 3.56% 하락했고, 다우존스 지수는 10거래일 연속 떨어져 50년 만에 최장 기간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도 충격을 받았다. 코스피는 전날 대비 48.50포인트(1.95%) 하락한 2435.93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8005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4343억원, 기관이 5041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21포인트(1.89%) 내린 684.36으로 장을 마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이날 실적발표에서 내년 수요 둔화에 따른 실적 부진을 예고하면서 삼성전자(-3.28%)와 SK하이닉스(-4.63%)가 급락했고, 테슬라 주가 폭락에 2차전지주도 하락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외환당국은 환율 방어에 나섰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공단은 외환스와프 거래 한도를 현행 5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늘리고, 기간도 내년 말까지 1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외환스와프 계약은 국민연금이 해외자산 매입 등을 위해 달러가 필요할 때 외환당국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를 먼저 공급하고 나중에 돌려받는 구조로 환율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환헤지 비율을 최대 10%로 상향하는 기간을 내년까지 추가 연장하는 조치도 내놨다. 이렇게 하면 시장에는 달러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박형중 우리은행 투자전략팀장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긴 환율 수준이 무너져 환율 상단이 열려 있다”며 “트럼프 취임이 예정된 내년 1월 전후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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