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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강달러·마이크론’ 겹악재, 코스피·코스닥 2%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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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8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미국 연방준비은행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응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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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의 ‘셀코리아(Sell Korea)’가 다시 시작됐다. 예상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 풍향계’로 여겨지는 미국 마이크론의 실적 부진까지 겹쳐 한국 증시를 덮쳤다.

중앙일보

차준홍 기자


1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95% 내린 2435.93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1.89% 내리며 684.36을 기록했다. 닛케이225(-0.69%), 대만 자취안(가권) 지수(-1.02%), 상하이종합지수(-0.36%)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내렸으나, 한국 증시의 낙폭이 유독 컸다.

중앙일보

차준홍 기자


주가 하락은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8024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288억원, 5099억원을 팔아치우며 1조원에 가까운 매물 폭탄을 내놨다. 특히 전날까지 16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로 코스피를 떠받치던 기관마저 이날 ‘팔자’로 돌아서면서 낙폭을 키웠다.

중앙일보

김영옥 기자


외국인의 한국 증시 이탈은 ‘수퍼달러’에도 영향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미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환차손 탓에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8을 넘어 연고점을 경신했다. 그러자 달러 대비 원화가치도 1달러당 1450원을 넘어 1451.9원까지 하락(환율 상승)했다. 원화가치가 1450원 선을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5년9개월 만이다.

중앙일보

정근영 디자이너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내놓은 실적 전망치가 예상을 크게 밑돈 점도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마이크론은 18일(현지시간) 2025년 2분기(2024년 12월~2025년 2월)에 매출은 79억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53달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상 매출은 월가 전망치인 89억9000만 달러를 크게 밑돌았고, EPS도 시장 전망치(1.92달러)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에 국내 반도체 기업 주가도 크게 흔들렸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28% 내린 5만3100원, SK하이닉스는 4.63% 내린 17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외국인 순매도액 1위, SK하이닉스는 기관 순매도액 1위 종목이었다.

중앙일보

정근영 디자이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도 각각 6000선과 2만 선이 무너졌다. 하락 폭도 S&P500은 지난 8월 이후, 나스닥은 5개월 만에 최대였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트레이드’ 쏠림 현상이 일부 되돌아간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트럼프 당선 이후 주가가 빠르게 오른 만큼 한동안 조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미국 경기가 좋은 만큼 추세적으로 크게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행이익 기준으로 S&P500은 주가수익비율(PER)이 23배 수준까지 오른 상황이다. S&P500의 최근 25년 평균 PER 수준이 17배였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PER이 22~23배에 달하는 만큼 지금은 경계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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