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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푸틴 “트럼프와 할 얘기 있다”… 北파병 언급 없이 회견장에 몽골계 등장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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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서 연례 기자회견

조선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동안 쿠르스크에 배치된 장병들이 서명했다는 깃발이 펼쳐졌다. 왼쪽에서 깃발을 들고 있는 사람은 몽골계 소수민족 부랴트인으로 추정된다. /타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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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수도 모스크바에서 연 연례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군과 격전 중인 쿠르스크 지역 전황을 언급하며 “반드시 적군을 몰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쿠르스크는 지난 8월 우크라이나가 기습 점령한 러시아 영토로, 북한군 1만1000여 명이 파병된 곳이다. 그는 북한군과 관련해선 회견 내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푸틴은 이날 “쿠르스크에서 우리 장병들이 영웅적 전투를 벌이고 있다. 적들이 우리 영토에서 곧 쫓겨날 것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에서 엄청난 수의 서방 장비(탱크와 장갑차 등)를 잃었다”며 “러시아는 사실상 모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의 승리가 가까워졌다”고도 했다.

푸틴이 쿠르스크에 대해 언급할 때 이 지역에 배치된 러시아 제155해병여단 장병들이 서명한 부대 깃발이 펼쳐졌다. 깃발은 러시아 극동 지방의 몽골계 소수민족 부랴트인 대표로 보이는 인물이 가지고 나왔다. 러시아는 쿠르스크에 투입된 장병 중 일부가 부랴트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군 역시 부랴트인 위장 신분증을 지녔다고 알려졌다. 북한군이 파병돼 대거 총알받이로 희생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북한군이 한국인과 닮은 러시아 소수민족이라는 주장을 고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푸틴은 최근 실전에 처음 사용한 ‘오레슈니크’ 중거리 미사일에 대해서도 상세히 발언하며 서방과 우크라이나를 위협했다. 그는 “오레슈니크의 사정거리는 (유럽 전체를 타격 가능한) 5500㎞에 달한다”고 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들여온다 해도 오레슈니크를 절대 막지 못한다”며 “키이우(우크라이나 수도)에 목표물을 정해 놓고 서방의 방공망이 우리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지 겨뤄보자”고도 했다.

그는 화생방 방호군 사령관 이고르 키릴로프 중장이 지난 17일 모스크바의 한 아파트 입구에서 폭탄 공격으로 숨진 것과 관련해선 “불특정 다수의 생명을 위협한 테러 공격이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인에 대한 테러를 반복하는데도 서방은 침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음 달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선 “그와 4년 넘게 대화를 하지 못했지만 만나면 할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항상 협상과 타협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상대방(우크라이나와 미국)이 거부해왔다”고 했다. 또 러시아의 군사 지원으로 연명하던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최근 반군에 축출된 것을 놓고는 “시리아에서 러시아의 (전략적) 목표는 대체로 달성됐다”며 “시리아 내 러시아 군사기지의 철수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푸틴은 첫 집권 직후인 2001년부터 연말마다 기자회견을 열어 국내 외에 자신의 건재를 드러내고, 정치·외교적 메시지를 발신하는 이벤트로 활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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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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