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임원 매수땐 주가 상승 연결
매도땐 '고점' 등 부정적 시그널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저평가된 종목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주가의 저점 신호를 포착할 수 있는 실마리로 '내부자 거래 공시'가 주목 받고 있다. 내부자 거래는 회사의 임원이나 주요 주주들이 자사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도한 내역을 공시하는 것으로 일반 투자자와 비교해 내부자는 업황 등 남다른 정보와 통찰력이 있는 만큼 이들의 매매 현황을 관찰하는 것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이진형 알에프텍 대표이사는 이달 알에프텍 주식을 30만주 매수했다. 매입 규모는 11억2410만원이다. 차정운 알에프텍 사내이사도 자사 주식 1만4000주(5223만5000원)를 매입했다. 같은 기간 주가는 8%대 상승했다.
디스플레이장비 전문기업 제이스텍도 최근 주요 임원이 주식을 대규모로 매입해 눈길을 끈다. 정대흠 제이스텍 부사장은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3회에 걸쳐 7만8000주(3억9184만원)를 매입했다. 이달 주가는 10% 넘게 상승했다.
이 외 HDC(HDC그룹 지주사)가 주식을 사들인 HDC랩스, 금호석유의 박주형 부사장, 고석범 상무, 정두환 상무, 구본재 상무, 전경인 상무 등이 매입한 금호석유도 시장 주목을 받는다.
반대로 자사주를 매도하는 건 시장에 부정적인 시그널로 읽힌다. 통상 시장에서는 임원과 특수관계인의 주식 매도는 '고점' 신호로 해석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보통 일반 투자자보다 기업의 내부 사정을 잘 알기 때문이다.
웨어러블 인슐린 주입기 '이오패치' 개발사인 이오플로우가 하한가로 추락한 첫날인 지난 4일 대표 가족과 일부 임원이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의 아내 김 안젤라 신(KIM ANGELA SHIN)씨는 지난 4일 보유주식 14만1900주를 1주당 8010원에 장내 매도했다. 총 11억3662만원 규모다. 김 대표의 동생 안 재희 김(AHN JAHEE KIM) 씨도 역시 갖고 있던 7만6926주를 주당 1만100원에 처분해 7억7695만원을 손에 쥐었다. 이오플로우 임원들도 자사주 매도 행렬에 동참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가 지난 7월 새로 시행됐다는 점이다. 기업의 내부자 거래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상장기업의 임원과 주요주주 등 내부자는 일정 규모 이상의 주식 거래를 할 경우 거래 시작일 30일 전까지 거래계획을 미리 보고해야 한다. 이 계획에는 거래 목적, 가격, 수량, 기간 등이 포함되며 보고 대상은 증권선물위원회와 한국거래소다.
거래계획이 보고되면 이를 변경하거나 철회하기가 매우 어렵다. 거래 계획과 다르게 거래할 수 있는 범위는 금액 기준으로 30% 이내로 제한되며, 철회 역시 제한된 사유에서만 가능하다. 만약 규정을 위반하거나 계획을 철회하면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해당 제도는 내부자의 거래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에서 도입됐다. 투자자들은 이를 활용해 내부자 거래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내부자 거래 공시 정보는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DART) 등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공시를 통해 투자자는 회사 내부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보다 전략적인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아주경제=송하준 기자 hajun825@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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