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SPA, 뷰티는 인디 브랜드…'가성비' 인기
양극화된 소비 시장…업계 "새 먹거리 창출에 사활"
올해 국내 패션·뷰티 업계에서는 '3고' 현상으로 소비자들의 '짠물 소비'가 이어지면서 가성비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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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올해 국내 패션·뷰티 업계에서는 '가성비'가 화두였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3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소비재인 의류와 화장품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꼭꼭 닫았다. 이 가운데 합리적인 가격대의 가성비 브랜드와 제품이 소비자 선택을 받은 한 해로 평가된다.
이같은 트렌드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이어졌다. 소비 양극화로 중간 가격대 제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줄었고 명품 브랜드 혹은 가성비 브랜드가 날개 돋친 듯이 팔렸다.
매장 전경.(무신사스탠다드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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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대기업 '울상'인데…SPA 브랜드 전성기
패션업계는 코로나19 엔데믹 보복 소비가 끝난 이후 불황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특히 패션 대기업을 중심으로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패션가 맏형 삼성물산(028260)을 비롯해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한섬(020000), 코오롱FnC는 전반적으로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경우 올해 연매출 '2조 클럽' 달성 실패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92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줄었다.
패션 사업만 떼놓고 보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거나 실적이 뒷걸음치기도 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 쪼그라들었으며 영업손실은 149억 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 가운데 무신사 스탠다드(무신사), 스파오(이랜드), 탑텐(신성통상), 유니클로(에프알엘코리아) 등 SPA 브랜드는 호조다.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퀄리티까지 갖춘 '가성비'로 고물가 부담을 덜어주면서다.
유니클로, 탑텐은 올해 1조 원대 매출 달성이 유력하다. 유니클로가 1조 원대 매출을 회복한 것은 일본 불매 운동이 불거진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스파오 역시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2022년 4000억원, 지난해 48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스파오는는 올해 6000억 원대 매출이 예상된다.
무신사 자체 SPA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해 연매출이 3000억 원대인데, 올해 공격적인 오프라인 매장 출점으로 폭발적인 매출 증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지속되는 고물가 상황에 향후 경제 전망도 좋지 않아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도 줄어들면서 '짠물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며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이로 인해 패션 시장은 점점 양극화 소비 경향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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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브랜드 전성시대…"화장품 사러 다이소 혹은 백화점 가요"
뷰티업계는 롬앤, 마녀공장, 스킨1004, 조선미녀 등 인디 브랜드 전성시대를 열었다.
과거에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과 같은 '뷰티 공룡'이 화장품 업계를 이끌었다면 이제는 중소기업의 인디 브랜드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인디 브랜드의 성장 중심에는 'K-컬처' 열풍이 있다. 'K-뷰티'는 한류 바람을 타고 일본, 동남아, 미국, 유럽 등 해외 각 지역에서 인기몰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93억 달러(약 13조97억 원)로 잠정 집계됐다. 역대 최고 수출액이었던 2021년 전체 수출액 92억 달러를 넘어서며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이 같은 성장을 이끈 주역은 바로 인디 브랜드다. 이들 브랜드는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제품력을 자랑하며 '가성비' 아이템으로 거듭났다.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인디 브랜드를 고객사로 둔 화장품 ODM·OEM업체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대표적으로 양사는 올해 연간 기준 '2조 클럽'을 달성이 무난한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인디 브랜드를 발굴 및 유통하는 국내 최대 뷰티 플랫폼 CJ올리브영(340460) 역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리브영은 올해 5조 원대 매출 달성을 앞두고 있다.
다만 중가 브랜드를 전개하는 LG생활건강(051900), 아모레퍼시픽(090430), 애경산업(018250)은 맥을 못 추는 상황이다. 이들 기업은 초저가 브랜드를 론칭, 올리브영과 다이소 등에 입점하는 전략을 취하기도 했다.
화장품 시장 내 가성비 선호 현상이 짙어지자 양극화 소비 경향도 두드러진다.
올해 10월까지 다이소 기초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240%, 색조화장품 매출은 130% 각각 증가했다. 동시에 고가의 하이엔드 브랜드 화장품을 취급하는 백화점 뷰티 카테고리 매출도 같은 기간 10∼20%대 신장률을 보였다.
패션·뷰티 업계는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생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기업들은 화장품 사업 등 새 먹거리 창출에 나서고 있고 뷰티업계의 경우 해외 시장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며 "소비 침체 및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미래먹거리 발굴로 성장 모멘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장 전경.(다이소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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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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