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20일 서울 명동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사진제공=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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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1450원대를 기록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탄핵정국으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조절 예고까지 더해져 원화 약세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외환당국은 선물환포지션 한도 확대 등 외환수급 개선 카드를 꺼내며 외환시장 안정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정규장(오후 3시30분)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0.5원 내린 1451.4원을 기록했다.
전날에 이은 이틀째 1450원대 환율이다. 전날보단 소폭 내렸지만 여전히 2009년 금융위기 가장 높은 수준의 고환율을 기록하고 있다.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하자 외환당국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외환 유출에 대해선 자율적 기조를 유지해온 데 반해 외환 유입은 대외건전성 관리를 위해 엄격히 제한해왔던 외환당국은 관련 규제를 완화키로 했다.
먼저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국내은행 50→75%, 외은지점 250→375% 등으로 올렸다. 한도 상향은 2020년 3월 이후 약 4년 9개월 만이다.
정부는 자금시장-외환시장이 연결된 만큼 관련 한도를 높이면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선물환 포지션 한도는 2010년 10월 급격한 자본 유입과 단기 차입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은행 등이 자기자본 대비 보유할 수 있는 선물환 한도를 뜻한다.
당국이 은행이 외환 선물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금액(선물 외화자산-부채)의 한도를 늘려주게 되면 은행들의 외화자금 공급 여력이 확대, 달러 공급이 느는 효과가 예상된다.
외환당국은 또 수출 기업의 외화대출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앞서 외환당국은 전날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한도도 기존 5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늘리고 만기도 올해 말에서 내년 말까지 늘리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다만 당분간 환율 고공행진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단을 15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단 전망까지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오르면서 당국은 국민연금의 추가 헤지 등을 통한 달러 매도를 확대시켜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을 제어하는 직간접적인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것으로 보여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어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내년 들어 대내외 각종 불확실성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이나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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