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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한·미 “정치 무관하게 동맹 굳건”…대행체제 ‘안보 공백’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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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유엔사·연합사·주한미군사 사령관 이취임식에서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 새뮤얼 퍼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 폴 러캐머라 이임 사령관, 제비어 브런슨 신임 사령관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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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틈타 대남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주한미군을 지휘하는 한미연합사령관 이취임식이 열렸다. 한·미 군 당국은 굳건한 동맹과 방위태세 유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사상 초유의 ‘대통령·국방부 장관 동시 대행 체제’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단 의견도 적지 않다.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은 20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유엔사·연합사·주한미군사령부 사령관 이·취임식에서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맺어진 한·미동맹은 어떠한 난관이 찾아오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양국은 위고 투게더(We go together) 가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임 폴 러캐머라 대장으로부터 유엔군사령부·한미연합사령부·주한미군사령부에 대한 지휘권을 이양받은 제이비어 브런슨 대장은 취임사에서 “한·미동맹은 변화무쌍한 세계에서 안전과 힘의 등대”라며 “현재의 도전과제에 대응하고 내일의 불확실성에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런슨 대장은 “말만으로 강력한 억제력을 행사할 수 없고, 평화와 안정에 대한 공동의 의지도 담지 못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체재는 없고, 실전적인 연합·합동 연습으로 우리 전력이 어떤 위협에도 대응할 태세를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런슨 대장은 1990년 임관해 약 34년간 미 육군 모든 직급의 지휘관을 맡았다. 10산악사단 부사령관, 18공수군단 참모장, 1군단 사령관 등을 역임했다. 특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여러 차례 배치돼 합동 작전을 전개했다. 한미연합사령관은 유엔군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을 겸한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월 브런슨 대장을 주한미군사령관에 지명했고, 같은 달 상원 인준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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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유엔사/연합사/주한미군사 사령관 이취임식에서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 새뮤얼 퍼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 폴 러캐머라 이임 사령관, 제비어 브런슨 신임 사령관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공동취재단(캠프 험프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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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행은 이·취임식 직후 행사를 주관한 새뮤얼 퍼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과도 만났다. 워싱턴타임스에 따르면 앞서 퍼파로 사령관은 지난 7일 리포니아주(州) 로널드 레이건 기념도서관에서 열린 ‘레이건 안보 포럼에서 “안보 관점에서 한국은 안정적이고, 시민과 군의 관계를 보더라도 안정적이라고 확신한다. 결국 순수하게 정치적인 측면에서만 일부 불안정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美 국방과 통화서 “정치 무관하게 동맹 굳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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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회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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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행은 이날 오전엔 로이스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한반도 안보 정세 평가, 대북정책 공조, 한·미동맹 등 현안을 논의했다. 안보환경 변화와 국내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한·미동맹이 굳건하다는 걸 재확인했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양측은 북한 도발에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연합 방위태세를 유지하고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북한 핵 위협에 대비한 확장 억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김 대행은 오스틴 장관에게 “국내 상황에도 불구하고 굳건한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 표명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한다. 오스틴 장관도 “한국 안보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철통 같음을 재확인하고, 향후에도 굳건한 한미동맹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한·미 국방 당국의 이런 행보는 12·3 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불거진 안보 불안을 불식하겠단 의지를 표명한 것이지만, 정부 안팎에선 ‘불확실성이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만만치 않다. 비상계엄 사태로 시작된 군의 내홍이 계속 확산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특히 군 수뇌부의 공백은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로 접어들었음에도 이어지고 있다. 계엄 사태의 여파로 면직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내란 등 혐의로 구속됐고 계엄사령관을 맡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해 방첩사·특전사·수방사·정보사 수장들이 잇따라 직무 정지·구속됐다.

군은 김선호 국방부 차관 대행 체제를 이어갈지 신임 장관이 부임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뒤숭숭한 분위기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명예교수는 “국방부 장관도 공석이고 주요 지휘관이 부재한 상황이다 보니 불안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당분간은 이런 불안정한 안보 공백 사태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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