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시 '계엄 조직도'를 보면서 지금까지 상황 정리해 보겠습니다.
유선의 기자, 이렇게 보니 민간인 예비역 노상원 씨가 핵심 역할을 한 게 맞아 보이네요?
[기자]
김용현 전 장관 옆에 노 전 사령관을 그렸는데, 김 전 장관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사실상 정보 라인 그리고 계엄 직제에도 없는 이른바 '제2수사단'을 꾸리는 업무에 있어서는 거의 전권을 위임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노 전 사령관의 지시를 전달받은 현역들이 공작 전문 인력 20명 정도를 실제로 선발해 둔 상태였고, HID를 포함해 선관위에 직접 투입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선관위에 가면 노태악 선관위원장 신병 확보해라, 이 사람 이 사람도 신병 확보해라 이렇게 노상원 씨가 일일이 지시했다는 거죠?
[기자]
네, 앞서 리포트로 전해 드렸지만, 당시 지시를 직접 받은 정보사 정모 대령이 경찰에 진술한 내용을 보면 노태악 선관위원장을 포함해 30명의 명단을 직접 찍어줬고, 신병확보의 방법으로는 사실상 납치나 다름없는 방안들이 거론됐습니다.
[앵커]
노상원 씨가 이런 역할들을 했다면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다른 쪽으로 움직인 거죠?
[기자]
네, 선관위 쪽의 주도권은 확실히 노 전 사령관이 쥐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여 사령관 스스로가 검찰에서 "김 전 장관이 전화해 '선관위 관련해선 노 전 사령관과 상의해 보라'고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다만 국회 쪽은 여 사령관의 역할이 컸습니다.
이건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의 폭로로도 알 수 있었는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6일) :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이렇게 다 정리하라는 건 윤석열 대통령 지시였고, 여 사령관은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대표, 한동훈 전 대표, 조국 전 대표 등 체포를 위해 위치추적이 필요한 명단을 불러줬다고 말했습니다.
정리하면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지시를 받은 노 전 사령관이 선관위 쪽 체포 명단을, 여 사령관이 국회 쪽 체포 명단을 관리하는 구조였던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만약 실제로 명단 속 인사들이 체포됐다면, 체포된 사람들은 노상원, 여인형, 이 두 사람이 조사하는 겁니까?
[기자]
네, 전두환 씨도 보안사령관으로서 계엄 합수본부장을 맡았던 것처럼, 여 사령관은 계엄이 성공했다면 당연히 합수본부장을 맡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역이 아닌 노 전 사령관, 김용군 전 국방조사본부 대령, 또 정보사 회의에 참석했던 구모 기갑여단장 등을 중심으로 만들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는 이른바 '제2수사단'은 부정선거 관련 업무를 맡았을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정리하면 윤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김 전 장관, 여 사령관의 이른바 '충암파'에, 김 전 장관과 비선인 노 전 사령관을 중심으로 뻗어나간 '용현파'가 뒤섞여서 기획이 됐고요.
그 아래 전·현직 대령급들은 계엄에 임박해서 임무를 받고 실제 인력을 동원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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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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