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말이면 전북 전주에 나타나는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찾아왔습니다. 벌써 25년째 선행을 이어오면서, 누적 성금은 1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경기 군포와 경남 창원에서도 누군가 남몰래 따뜻한 마음을 전하면서, 한겨울 추위를 녹이고 있습니다.

박건우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전북 전주의 노송동주민센터, 오늘 오전 9시 26분 한 중년 남성의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네, 네 알겠습니다."

남성은 "기자촌 음식점 맞은편 탑차 아래에 성금을 놓았으니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얘기하고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조승희 / 전주 노송동주민센터 주무관
"직접 전화로 받다보니까 되게 생경하고 놀라웠던 것 같습니다."

직원들은 남성이 얘기한 장소에서 손편지와 함께 현금 등이 담긴 상자를 발견했습니다.

상자에 담긴 성금은 5만 원권 묶음만 8000만 원이었습니다. 편지에는 소년소녀 가장이 언급돼 있었습니다.

이 얼굴 없는 천사는 올해로 25년째 익명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데, 누적 성금은 10억4000여 만 원에 달합니다.

김영란 / 주민
"진짜 뿌듯하고 고맙고, 말로 할 수 없이 눈물 날 정도로 고마워요."

어제 오후 경기 군포시청 민원실에도 한 중년 남성이 500만 원이 들어 있는 봉투를 놓고 사라졌습니다.

권우식 / 군포시 민원봉사과장
"민원창구 직원한테 그냥 돈봉투를 놓고 자기 이름 안 알리고 그냥 바로 돌아가셨습니다."

나흘 전에는 경남의 얼굴 없는 천사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손편지와 함께 6000여 만 원을 놓고 갔습니다.

이 기부자는 올해로 8년째 6억7000여 만 원을 전달했습니다.

TV조선 박건우입니다.

박건우 기자(thin_frien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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