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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쫓아낼 것" 트럼프 벼르는데…미국 인구 증가 떠받치는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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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지난 1년 동안 이민자 유입에 힘입어 23년 만에 가장 높은 인구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은 반이민 정책을 펼 것으로 보여 내년 이후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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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산타콘 축제 참가자들의 모습/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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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인구조사국은 올해 6월30일까지 1년 동안 미국 인구가 전년 대비 약 1%(약 330만명) 증가한 약 3억401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1% 증가율은 2001년 이후 2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미국 인구 증가율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망자가 급증하고 이민자 발길이 뚝 끊긴 2021년 0.2%로 최저치를 찍은 뒤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미국 내 출생아는 사망자보다 약 51만9000명 더 많았다. 2021년 역대 최저인 14만6000명보다 늘었지만 지난 수십 년 평균에 비해선 적은 수준이다. 또 미국 내 아동 수는 한해 전보다 약 20만명 줄어든 7310만명으로 집계됐다.

그런데도 미국 인구가 23년 만에 가장 빠르게 증가한 건 이민자 유입이 큰 몫을 보탰다. 인구 증가분 중 84%(약 270만명)는 이민자로 집계됐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진 대체로 이민자가 미국 인구 증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못 미쳤지만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이민자는 이제 미국 인구 증가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주에선 이민자가 없었다면 인구가 감소할 수도 있었다. 예컨대 캘리포니아의 경우 인구 24만명이 다른 주 등으로 빠져나갔지만 이민자 36만1000명이 유입된 덕에 인구 순증을 기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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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구 증가 추세/사진=월스트리트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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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킹스연구소의 윌리엄 프레이 인구학자는 AP통신을 통해 "이민이 전국뿐 아니라 개별 주에도 의미 있는 영향을 미쳤다"면서 "그렇지 않았다면 미국 16개 주에서 인구 감소를 겪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민이 인구 증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면서 "특히 인구 성장 속도가 느리거나 인구가 감소하는 주에선 그 효과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지역적으론 텍사스(약 56만3000명)와 플로리다(46만7000명) 등 선벨트에서 인구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버몬트, 웨스트버지니아, 미시시피에선 인구가 감소하거나 정체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강경한 이민 대책을 벼르고 있어 미국의 인구 증가세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민자 단속이 강화될 경우 트럼프 집권 2기 첫해에만 이민자가 65만명 순유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민자가 감소한다면 경제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지적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여전히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상황에서 이민자 노동력이 급감하면 임금과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트럼프 집권 2기 최대 830만명의 이민자가 추방될 경우 2028년까지 물가가 9.1% 오르고, 최소 130만명의 이민자가 추방될 경우에도 1.5%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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