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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예·적금 금리는 내릴게요” 대출로 돈 잔치하는 은행의 ‘두 얼굴’ [머니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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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신한, 수신금리 최대 0.25%포인트↓

신규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0.38%포인트↑

4대 금융지주 4분기 당기순이익 80%↑ 전망

헤럴드경제

은행들이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수신금리를 일제히 낮췄다. 다만,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챗GPT로 제작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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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시중은행이 일제히 수신(예·적금) 금리를 낮추고 있다. 반면 가계대출 규제를 이유로 높아진 신규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인 상황이다. 예대차 확대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시중은행을 향한 ‘이자 장사’ 지적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20일 13개 수신상품에 대한 기본금리의 기본금리를 0.05∼0.25%포인트 낮춘다고 공지했다. ‘급여하나 월 복리 적금’의 1년제 기본금리는 3.30%에서 3.20%로, ‘하나의 정기예금’ 3년제 이상 기본금리는 2.70%에서 2.60%로 각 0.10%포인트 인하됐다.

신한은행도 같은 날 거치식 예금(정기예금) 16개 상품의 금리를 0.05∼0.25%포인트, 적립식 예금(적금) 20개 상품의 금리도 0.05∼0.20%포인트 낮췄다. 새 금리는 23일부터 적용된다. ‘신한 ISA정기예금(25년)’과 ‘청년처음적금 (25년)’은 각각 다음 달 1일과 3일 인하된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도 수신금리를 낮췄다. 우리은행은 지난 17일 정기예금 13종과 정기적금 14종의 금리를 0.2~0.4%포인트 인하했다. NH농협은행도 비대면 전용 수신상품 ‘NH올원e예금’ 금리를 지난 2일과 6일 두 번에 걸쳐 총 0.18%포인트 내렸다. KB국민은행은 아직 금리 인하를 검토 중인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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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이 신규 대출 금리는 올린 가운데 수신 금리는 최근 일제히 내리면서 이자 장사를 향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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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낮춘 것은 최근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시장금리가 낮아지고, 그러면 은행들은 더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을 할 수 있게 돼 수신 금리도 낮출 유인이 발생한다. 금융통회위원회는 지난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데 이어 지난달에도 0.25%포인트 추가로 인하했다.

이와 달리 신규 대출의 금리는 증가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 6월 4.05%에서 10월 4.43%로 0.38%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1년 단위 가계 정기예금 금리가 3.51%에서 3.37%로 0.14%포인트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가계대출과 예금 금리의 차이값인 평균 가계예대금리차는 0.53%에서 1.05%로 두 배가량 벌어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는 데 총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은행들도 대출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을 막는 과정에서 대출 금리는 높아졌지만, 예금 금리는 낮아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4대 금융지주는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4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총 2조4305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 1조3421억원보다 80% 넘게 늘어난 수치다.

회사별로 보면 KB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4분기 2114억원에서 올해 4분기 6768억원으로 작년 대비 220.1% 급증할 전망이다. 신한금융지주는 5761억원에서 7343억원으로 27.5%, 하나금융지주는 4597억원에서 6212억원으로 35.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도 순이익이 3983억원으로 319.4% 늘어날 전망이다.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총 16조9245억원으로, 지난해(15조1367억원)보다 11.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2년 고금리 상황에서 거둔 사상 최대 실적(15조6503억원)보다도 8.1% 높은 수준이다.

다만 내년에는 대출금리 인하 가능성도 거론된다. 은행권은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설정해 두고 달성률에 따라 대출 정책을 바꾼다. 은행들이 올해 목표치를 초과해 하반기 가계대출을 조였지만, 내년에는 다시 가계대출을 늘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최근 은행들이 가계대출 문턱을 낮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한은행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주택담보대출의 모기지보험(MCI) 취급도 재개했다. 대출 모집인을 통한 대출도 다시 접수하기 시작했다.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제한도 완화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2일 내년 대출 실행 건에 대해 비대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판매를 재개했다. 우리은행도 오는 23일 비대면 가계대출 판매를 재개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15일부터 주담대 중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를 1억원에서 2억원으로 다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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