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복궁 등 한국 명소 들러
올해도 24일 저녁부터 추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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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은 미국과 캐나다가 공동 운영하는 북미항공 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한국 시각으로 24일 오후 6시부터 산타의 비행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웹사이트 등으로 중계한다고 보도했다.
산타는 루돌프 여러 마리가 끄는 썰매를 타고 북극에서 이륙한 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날짜변경선을 따라 태평양 상공으로 남하한 뒤 서쪽으로 이동하며 수십억개의 선물을 뿌릴 전망이다. 케이스 커닝엄 미 공군 중장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극에서 이륙하는 산타를 처음 포착하는 곳은 알래스카와 캐나다의 NORAD 레이더지만, 태평양에서부터는 인공위성을 활용해야 한다"며 "아마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겠지만 붉게 빛나는 (순록) 루돌프의 코는 많은 열을 발산한다. 그런 열원(熱原)을 통해 위성들이 산타를 추적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산타는 한반도에서 제주와 부산, 서울 등의 순으로 이동하며 경복궁 등 한국의 명소를 방문하고 평양을 거쳐 중국으로 이동했다. 또 우주로도 찾아가 우주비행사들이 머무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주변을 맴돌기도 했다고 NORAD는 덧붙였다.
2014년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 피터슨 공군 기지에 있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직원들이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는 전 세계 어린이들의 문의 연락을 받는 모습.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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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의 실시간 비행경로가 공개된 건 1956년부터 올해로 69년째다. 시작은 미·소 냉전이 본격화하고 핵전쟁의 공포가 전 세계를 덮친 1955년 잘못 걸려 온 전화 때문이었다. 현지 백화점이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한 신문에 올린 '산타에게 전화 걸기' 이벤트 광고의 전화번호가 잘못 기재된 탓에 NORAD의 전신인 대륙방공사령부(CONAD)에 어린이들의 전화가 쇄도하게 됐다. 당시 긴급사태 전용 '레드폰'으로 걸려 온 전화를 받은 해리 W. 슈프 공군 대령은 한 어린이가 작은 목소리로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은 선물 목록을 읊기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슈프 대령은 "그 아이는 좀 더 말을 이어가다가 숨을 들이쉬고는 '당신은 산타가 아냐'라고 말했다"면서 순간적 기지로 "호, 호, 호! 맞다. 난 산타클로스다. 넌 착한 아이니?"라고 답해야 했다고 당시 인터뷰에서 털어놨다. 그날부터 며칠간 CONAD에는 미국 곳곳의 어린이들로부터 하루 50통이 넘는 전화가 걸려 왔고, CONAD의 한 직원은 재미 삼아 북극에 산타와 순록이 끄는 썰매를 그려 넣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23일 AP 통신은 콜로라도 스프링스발 기사에서 "산타클로스가 CONAD로부터 이번 금요일 미국으로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받았다"면서 산타가 '크리스마스를 안 믿는 이들'로부터의 잠재적 공격으로부터 보호받을 것이라고 전했고, 이듬해부터 CONAD와 후신인 NORAD는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산타의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전달해주는 이벤트를 이어오고 있다.
영어, 한국어 등 9개 언어가 지원되는 NORAD 산타 추적 홈페이지를 보면 산타가 타는 썰매의 이륙중량은 젤리 사탕 7만 5000개분이며 산타의 체중은 260파운드(약 118kg)다. 추력은 9RP(reindeer power·순록 한 마리가 낼 수 있는 힘)이며 최고 속도는 별빛보다 빠르고 건초와 귀리, 당근을 연료 삼아 6만t의 짐을 싣고 이륙할 수 있다고 NORAD는 설명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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