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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선 입항 막아 기소된 伊 극우 부총리, 결국 무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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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선 난민, 5년 전 3주간 해상 표류로 생존 위기 겪어

검찰, 불법감금 등 혐의 적용…법원 "증거 불충분"

연합뉴스

(팔레르모[이탈리아] A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시칠리아 팔레르모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법정 떠나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2024.12.21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2019년 국제구호단체 구조선의 입항을 막은 혐의로 기소됐던 이탈리아 부총리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시칠리아 법원은 불법감금,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된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2018∼2019년 내무 장관을 지냈다. 취임 후 그는 아프리카 등지의 난민을 실은 유럽행 이주민 구조선의 입항을 막기 위해 이탈리아 항구 폐쇄를 선언, 난민 구조선과 25차례 대치했다.

2019년 8월에는 지중해에서 구조된 아프리카 이주민 147명을 태운 스페인계 국제구호단체 '오픈 암스'(Open Arms) 구조선의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 입항을 막았다.

구조선은 당시 3주간 꼼짝 못 하고 인근 해상에 떠 있어야 했다. 탑승자들은 한여름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 생존 위기를 겪었다. 선내 상황이 악화하면서 옴이 창궐했고, 몇몇은 배 밖으로 몸을 던지기까지 했다. 당시 살비니 부총리는 이탈리아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탈리아 검찰은 정부 측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사 및 사법경찰과 함께 구조선을 직접 조사한 뒤 선내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 육지로 데려오도록 명령했다. 극우 성향으로 강경 난민정책을 주도해온 살비니 부총리는 이 사건 직후 내무장관직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조르자 멜로니 정부에서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을 맡고 있다.

그는 판결에 앞서 "나는 대량 이민에 맞서 싸우고 해상 출국, 상륙 및 사망을 줄임으로써 약속을 지켰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바다에서 생명을 구하는 의무는 국가의 책임"이라며 "이는 불법 이주 퇴치를 위한 규범과 양자 협정에 우선한다"고 강조했다.

재판은 총 3년이 걸렸다. 당시 연대의 의미로 선박을 방문했던 할리우드 배우 리처드 기어를 포함, 증인 45명도 법정에 섰다.

법원은 검찰이 제시한 증거가 살비니 부총리의 유죄를 입증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판결 후 기자들에게 "오늘은 이탈리아에 아름다운 날"이라며 "국경을 지키는 것은 범죄가 아니라 권리"라고 말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번 판결에 대해 큰 만족을 표하며, 살비니 부총리에 대한 비난이 "근거 없으며 초현실적"이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오픈 암스의 창립자 오스크 캠프스는 검찰이 항소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캠프스는 "우리는 이 재판을 통해 20일간 배에 갇혀 자유를 박탈당한 147명의 존엄성을 회복하고자 했다"며 생명 구조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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