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반도체 등 10개 품목 수출 경기 후퇴
조선,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정도만 개선

부산항.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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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수출기업들의 '체감 경기'로 일컬어지는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가 내년 초 4분기 만에 기준선을 하회할 것으로 관측됐다. 미국·유럽 등의 수입규제 확대 등으로 회복가도를 달려온 한국 수출 전선에 다시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2일 발표한 '2025년 1·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 조사(EBSI)'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1·4분기 EBSI는 96.1로 4분기 만에 100을 하회했다. 전분기 대비 수출 경기가 둔화될 것이란 의미다.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국내 수출기업들에게 다음 분기 수출경기에 대한 전망을 직접 조사해 분석한 지표다. 전 분기보다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많으면 100을 상회하고, 반대로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으면 100을 하회한다.

무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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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별로는 자동차·자동차 부품, 선박 등을 제외한 주요 15대 품목 중 10개 품목이 100보다 낮은 값을 기록해 수출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가전(52.7) 품목은 주요 수출대상국인 북미·EU의 수요가 위축되어 수출 역성장 가능성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중국의 범용 D램 수출 증가로 인한 경합 심화, 전방산업 재고 증가로 반도체(64.4) 또한 여건 악화가 예상됐다. 반면 선박(146.4), 자동차·자동차부품(130.7) 등은 전분기에 이어 수출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조사됐다.

항목별로는 '수입규제·통상마찰(74.5)', '수출상품 제조원가(82.7)' 등 9개 항목에서 여건 악화가 전망됐다. 대부분 항목이 100 이하를 기록한 가운데, 주요국 자국 우선주의 심화로 수입규제가 대폭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두드러졌다. 허슬비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통상 환경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우리 수출기업들은 각국의 통상 정책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원자재 수급 관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4분기 주요 수출 애로요인은 '원재료 가격 상승(17.4%)', '수출대상국의 경기부진(15.2%)'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입규제 확대에 대한 우려는 지난 분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기업들의 실제 응답은 계엄령 사태 및 탄핵정국 이전에 이뤄져 환율 변동성에 대한 판단이 과소 측정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무협은 전했다.

ESBI는 매분기 마지막 달 2주간, 무협 회원사 중 전년도 수출실적 50만 달러 이상의 업체 약 2000개사를 대상으로 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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