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
영화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 스틸컷. [영화사 진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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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거장 잉마르 베리만의 손자 하프단 울만 톤델 감독이 영화의 언어로 세공한 아르망에서 시작된 모호한 사건의 틈. 엘리자베스(레나테 레인스베 분)는 여섯살난 아들 아르망의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게 된다. 아르망이 같은 학급 친구에게 몹쓸 짓을 저지른 가해자로 지목된 것. 엘리자베스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아들의 무고함을 주장한다.
그날의 사건을 파고들수록 왜곡되는 ‘모든 것’은 도대체 무엇이며, 아르망에서 왜 ‘시작’하게 되었는지, 하나하나 따져 짚다보면 입장마다 다른 흐릿한 진실과 왜곡된 현실의 경계를 쫓게 된다. 누군 심각하다고 하고 누군 별일 없다고 하는 불명확한 말과 말 사이에서 초보 교사는 머뭇거리고, 피해자로 여겨지는 아이의 어머니는 오랜 세월 억눌러왔던 피해의식을 교묘하게 드러내며, 일 키우고 싶지 않았던 교장은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경찰을 찾는다.
저마다 감춰진 욕망에서 줄타기를 하며 ‘판단’되는 타인의 삶은 얼마나 정확하게 그 사람을 말해줄 수 있을까. 진실을 가릴 진짜 대화라는 게 가능할까. 마지막 시퀀스에 다다르면 경보기가 망가진 초등학교가 극의 배경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끝끝내 고개 끄덕이며 공감하게 된다. 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2021)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레나테 레인스베의 연기력이 단연코 강렬하다. 오는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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