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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美 양자컴 기업 아이온큐, 한국인이 3분의 1 들고 있다고?... “열기 과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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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 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의 미국 양자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종목인데도 특정 기업은 전체 주식의 3분의 1을 한국인이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인공지능(AI)에 이어 불기둥을 내뿜을 테마로 양자컴퓨터가 지목된 데 따른 것인데, 증권가에선 열기가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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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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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아이온큐 주식을 25억4508만달러(약 3조6919억원)어치 갖고 있는데, 이는 아이온큐의 시총의 31.15% 규모다. 국내 투자자의 아이온큐 보관 금액은 시총이 약 3배 큰 알파벳(24만8896달러)보다도 많다. 아이온큐는 81억7000만달러(약 11조7458억원) 규모의 회사로 우리나라로 치면 두산에너빌리티, 에코프로비엠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회사 크기에 비해 아이온큐에 대한 주목도가 큰 이유는 양자컴퓨터의 확장성 때문이다. 양자컴퓨터란 양자역학을 이용해 문제를 처리하는 컴퓨터로 기존 컴퓨터보다 초고속연산이 가능하다는 게 강점이다. 실제 이달 구글은 기존 컴퓨터로 10자년(10의 24제곱년) 걸리는 문제를 자사의 양자컴퓨터로 5분 만에 끝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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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특성 덕분에 대량의 연산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나 다수의 시뮬레이션을 돌려 최적의 답을 찾아야 하는 업무에 양자컴퓨터가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구글의 양자컴퓨터 발표는) 상용화 촉진 관점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고 평했다. AI는 물론이고 제약, 항공우주,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서 양자컴퓨터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아이온큐는 양자컴퓨터 관련 종목 중에서 주가 상승 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종목으로 평가받는다. 주식 시장에서 특정 테마가 뛸 때 구글과 같은 덩치가 큰 기업보다 통상 아이온큐 같은 작은 기업의 주가 상승률이 폭발적이라서다.

매출을 내지 못하는 다른 스타트업과 상황이 다르다는 것도 장점이다. 아이온큐는 미국 공군연구소(AFRL)와 545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올해 양자컴퓨팅 업계 최대 규모 계약으로 평가된다.

다만 아이온큐는 ‘적자’라는 스타트업의 고질적인 한계도 같이 갖고 있다. 상장된 2021년부터 현재까지 단 한 해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첫해의 순적자는 1억619만달러(약 1540억원)이었고 지난해엔 1억5777만달러(약 2288억원)로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아이온큐의 내년 적자는 더 커져 1억9900만달러(약 2886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투자자가 몰리면서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올랐다는 점도 부담이다. 연초부터 10월까지 10달러선에서 오르내리던 주가는 지난달부터 시동을 걸더니 이달 19일(현지 시각) 37.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년 만에 180% 이상 뛴 것이다.

지표만 봐도 고평가된 상태다. 적자라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나 주가이익비율(PER)은 큰 의미가 없는데,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봐도 16.75배로 S&P500 평균(5.56배)보다 크게 높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계 투자은행(IB) 니드햄은 아이온큐의 목표 주가를 현 주가보다 크게 낮은 18달러로 잡았다. 크레이그 할럼이 제시한 목표 주가 역시 현 주가보다 낮은 22달러다.

양자컴퓨터 자체의 과제는 구현이 까다롭고 비싸다는 점이다. 큐비트(양자컴퓨터의 연산 기본 단위로 0과 1을 한 번에 표현)가 외부 환경에 민감해서다. 큐비트는 저항 없이 전류를 흐르게 해야 하는데, 이는 초저온(영하 273℃) 환경에서나 가능하다. 초저온 냉각 시스템이 유지돼야 양자컴퓨터를 오류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건데 장비 하나당 수십억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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