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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중국 시장? 이것만 잘하면 안 망해요”…화장품 성공신화 쓴 CEO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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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용 상해웨이나화장품 유한공사 회장

나드리화장품 중국 사업 인수해 창업
철저한 현지화로 21년간 지속 성장
매년 직원 수천명 한국으로 포상휴가
中 정부로부터 인정, CCTV에 소개도


매일경제

이선용 회장


그 어렵다는 중국시장에서 남다른 뚝심으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기업인이 있다. 이선용 상해웨이나화장품유한공사(이하 웨이나) 회장이다. 2003년부터 무려 21년간 중국에서 화장품 사업을 이어온 그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대기업들이 고전하는 와중에도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중국에 K뷰티의 우수성을 알리는 선봉장이 됐다.

웨이나의 모태는 한국야쿠르트그룹(현 hy그룹) 계열 나드리화장품의 중국 사업부다. 당시 이 회장은 지지부진하던 중국사업부를 인수해 ‘메이드 인 상하이(Made in Shanghai)’ 제품 생산을 위한 허가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의 기술력으로 제품을 만들고 방문판매 제도를 도입했다. 중국 여성 직원들을 고용해 한국식 미용 교육을 실시한 뒤 고객들을 찾아가 브랜드 인지도를 쌓았다. 특히 글로벌 브랜드들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해 2·3선급 도시를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사업 초기에는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눈부신 경제 성장과 함께 피부미용에 대한 중국 여성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2008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이후 웨이나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제품으로 현지에 깊숙이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웨이나의 브랜드는 총 8개로, 대표 브랜드는 ‘베네티풀(Benetiful)’이다. 철저히 K뷰티 브랜드로 마케팅하고 있고 모델도 한국 연예인만 고집해왔다. 현재 중국 전역에 스파(SPA) 가맹점 ‘베네티풀SPA’를 5000개 운영 중인데, 웨이나 제품을 판매하는 대리상만 1만2000명이 넘는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2500억원으로 내년에는 3000억원이 목표다.

2019년부터 매년 우수 임직원과 대리상에 대한 포상휴가를 실시해온 이 회장은 올해에는 무려 1300명을 데리고 한국으로 왔다. 지난 16일 인천 송도컨베시아에서 진행한 ‘2024 상해웨이나 기업 회의 및 우수사원 연수회’에는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다. 이 행사를 위해 방한한 이 회장은 매일경제와 만나 “그동안 10회에 걸쳐 한국에 총 2만명 정도의 직원을 데려왔다”며 “중국인 직원이 대부분인데, 한국 여행을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대기업도 고전하는 중국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해온 비결은 무엇일까. 이 회장은 “‘무신불립’ ‘역지사지’ ‘품질 제일주의’ 이 세 가지 원칙을 지켜왔다”며 “누구보다 정직하게 경영하면서 중국 정부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쌓았고, 소비자 입장에서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무엇일까를 늘 고민한 것이 오늘의 웨이나를 있게 했다”고 말했다.

외국계 기업과 브랜드를 떨게 했던 ‘궈차오(애국 소비)’ 기조에 웨이나가 배척받지 않은 것도 그동안 쌓아온 두터운 신뢰 덕분이다. 심지어 웨이나는 최근 중국 관영 CCTV의 ‘비범한 장인’이란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CCTV에 한국 기업이 소개된 것은 웨이나가 처음”이라며 뿌듯해했다.

이 회장에게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후배 기업인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그는 “단 한 푼도 속이려 하지 말고, 중국 정부에 정직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중국 경기가 침체되면서 화장품 소비가 전만큼 활발하지 않지만 전망은 밝다. 이 회장은 “한동안 어려웠지만 올해부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어 내년에는 훨씬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이선용 회장은...

△1951년 서울 출생 △1979년 고려대 경영학 석사 △1997년 한국 태창금속 회장 △1997년 한국 금속 합작사 부회장 △1998년 한국 인천 신용 합작사 회장 △1999년 한국 중소기업연합회 부회장 △2007년~ 상해웨이나화장품유한공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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