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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아마추어 수준" 비난에 "한국이 우습나" 맞불…대작 '투란도트'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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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자, 첫 공연 몇 시간 앞두고 돌연 하차 선언

"비전문적인 아마추어 수준의 권위주의적 강요"

제작사 측 "상식 굉장히 벗어난 행동 저질렀다"

"도움 하나 없이 협박성 발언…형사 소송 검토"

노컷뉴스

지난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 앞에서 열린 푸치니 서거 100주년 기념 오페라 '어게인 2024 투란도트' 기자간담회에 박현준 예술총감독, 지휘자 호세 쿠라 및 출연진이 참석하고 있다. 이 공연은 코엑스 D홀에서 오는 22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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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최대 기대작으로 꼽혀온 대작 오페라 '어게인 투란도트 2024'(이하 투란도트)가 첫걸음부터 휘청대고 있다. 첫 공연을 불과 몇 시간 남기고 연출자가 하차를 선언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선 탓이다.

'투란도트' 연출자 다비데 리버모어는 22일 "서울에서 공연할 '투란도트' 프로덕션의 예술적 결과물과 완전히 결별한다"며 "나의 작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하차 선언은 이날 서울 코엑스 D홀에서 개막한 '투란도트' 첫 공연을 몇 시간 앞두고 벌어진 일이어서 혼란을 낳았다.

리버모어에 따르면 '투란도트' 제작진은 장이머우 감독 공연 무대 동선을 복사하도록 강요했다. 그동안 이탈리아 등에서 선보여온 자신의 연출 수준과 원래 기획 의도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박현준 총예술감독이 합의된 계약상 지급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작진과 연출가 사이 건설적인 대립은 일반적인 관행이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러한 협력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는 협력이 아닌 비전문적인 아마추어 수준의 권위주의적 강요였다"고 맹비난했다.

해당 공연 제작사인 '2024 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는 곧장 반박했다.

제작사는 같은 날 "그동안 박현준 감독은 여러 차례 2003년 상암 투란도트 버전으로 준비하기를 요구했으나, 그들은 제작진의 의도를 듣지 않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투란도트를 연출하려고 했다"며 "제작진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과정에서 생긴 갈등인데 상식에서 굉장히 벗어난 행동을 저질렀다"고 맞섰다.

'투란도트'는 이탈리아 오페라 거장 자코모 푸치니의 대표 작품이다. 박현준 감독은 지난 2003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 이 공연을 올려 야외 오페라 붐을 일으켰다. 박 감독은 당시 영광을 재현하고자 '세계 3대 테너'로 꼽히는 플라시도 도밍고, 세계적인 테너이자 지휘자인 호세 쿠라 등을 기용해 이번 '투란도트'를 제작했다.

박 감독은 "이와 같은 (리버모어 측) 언행은 한국 공연계와 오페라계를 우습게 알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며 "한국에 오면 유럽·현지 개런티의 3배를 요구하는 그들의 습성과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출자가 돌연 하자를 선언한 탓에 이날 '투란도트' 첫 공연은 예정된 시간을 30여분이나 넘기면서 환불 요구 등 관객들의 커다란 항의에 부딪혔다.

제작사는 "(리버모어는) 연출에 관해 단 한마디도 도움을 준 것이 없다. 무대 준비가 한창인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개런티를 요구해 박 감독이 불가 입장을 밝혔다"며 "들어줄 수 없는 협박성 발언도 해 형사적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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