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갖춘 머스크 앞세운 트럼프
지략·경험·단호함으로 미국인 호응
한국도 선동보다 일 할줄 아는 리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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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공부 머리가 있는 판검사 출신보다는 일머리가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큰 화두를 던질 뿐 아니라 디테일을 챙길 줄 알아야 하고, 돌을 맞으며 뚜벅뚜벅 나아가는 저돌함보다 돌을 맞지 않아야 하고 돌을 피할 수 있는 지략이 있어야 한다. 닥치는 모든 사안에 두리뭉실하게 대응할 것이 아니라 정곡을 찌르듯 명쾌함이 있어야 한다.
카밀라 해리스는 대통령 후보로 나서며 첫 일성으로 자신이 오랜 검사 생활의 경험으로 트럼프 같은 인간을 잘 안다며 자신감을 피력한 적이 있다. 네 가지 범죄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를 범죄자로 낙인을 찍어 주저앉히려 한 것이다. 팽팽할 것이라는 여론조사나 언론의 예상과 달리 개표 결과 기소된 처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미국 47대 대통령으로 압승하며 재선되었다. 국제적인 갈등, 불확실한 경제, 일자리를 포함한 미래에 대한 불안 등 국내외의 어려운 문제들을 잘 헤쳐나갈 것 같은 지략과 경험과 단호함이 보이는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트럼프는 부동산 개발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으로 성공한 재벌로서 산전수전 겪은 노련함과 추진력을 가진 인물이다. 10년 이상 NBC 방송의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 쇼를 진행하며 13주 동안 참가자들에게 과업을 통해 매주 한 명씩 탈락시키는 취업 인터뷰와 그 유명한 ‘넌 해고야(You’re fired)’라는 말은 그를 디테일과 단호함을 갖춘 사람으로 각인시켜 놓았다.
게다가 일론 머스크를 앞세운 건 신의 한 수였다. 나는 머스크는 문제를 가장 잘 정의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천재적 창의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치켜세우곤 했다. 스페이스-X, 하이퍼루프, 뉴럴링크, 테슬라 자동차의 디자인과 생산 혁신 등이 다 머스크의 문제 해결 방법을 읽을 수 있게 하는 사업들이다. 어찌 되었건 트럼프는 이 시대에 가장 일을 잘하는 것으로 각인된 사람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차기 정부에서도 정부혁신과 효율을 담당하게 할 거라고 한다.
트럼프와 머스크는 공통점이 많다. 사업을 성공시키며 세계 최고 부자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두 사람은 별로 도덕적이지는 않다. 두 사람 모두 여성 편력이 복잡할 뿐 아니라 성추행, 성폭행 범죄에 연루되었으며, 또 여러 번의 이혼과 재혼을 하고, 그런 사이 여러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이런 트럼프가 일을 시작해 벌이는 여러 결정이 태평양을 건너 우리에게는 큰 해일로 다가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몇몇 재벌들은 트럼프 측과 연을 닿기 위해 애쓰는 모양이나 나라를 이끄는 우리 정치권은 어떠한가.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 이후 정부 조직에 손도 못 대게 하더니 국무위원을 비롯해 장관급 각종 위원장, 검사 등을 포함해 22명이나 탄핵을 해 정부 기관의 운영에 차질을 빚는가 하면 일방적으로 졸속 입법을 하거나 부처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삭감해 버리는 횡포를 일삼아 왔다.
급기야 대통령은 이렇게 정부의 운영을 가로막는 행위를 국기 문란으로 인식해 계엄 선포를 하고 본인은 탄핵당하고 법의 심판을 받을 처지가 되었다. 야당과 그에 동조하는 세력의 저항에 부딪혀 내세워 온 혁신과제를 포함해 하고자 했던 일을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더니 탄핵정국을 만들어 국가적 과제를 폭발시켜 버린 꼴이 되고 말았다.
정치권은 말로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챙기는 일을 해야 한다.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일의 실마리를 찾고, 해결할 전략과 치밀함이 있어야 한다. 국민은 일할 줄 알고 일을 하는 정치인을 원한다. 차제에 선동에 능한 정치인은 퇴출당하여야 한다. 국민들도 선동에 흔들리지 말고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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