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출범 전 갈등 노출돼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청년보수단체인 ‘터닝포인트 USA’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최한 ‘아메리카 페스트 2024’에 참석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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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미국 의회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위기에 놓였다 가까스로 상황을 모면했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임시예산안을 비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이를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 사이에 충돌이 벌어지면서 트럼프 2기의 험난한 여정이 예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주요 언론은 이번 셧다운 위기가 앞으로 트럼프 2기 정부의 예고편이라고 진단했다. WP는 이번 일을 계기로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권력에도 불구하고 당을 장악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WP는 “공화당은 내년에 상원과 하원을 장악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당은 아닐 것”이라며 정부 지출안, 상원 인준, 내각 지명 등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 18일 공화당과 민주당이 합의한 임시 예산안을 두고 트럼프 당선인이 부채한도 증액 등을 요구하면서 공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공화당은 19일 트럼프 당선인의 주장을 반영한 수정안을 마련, 표결에 부쳤지만 공화당에서도 38명이 반대하며 부결됐다. 결국 21일 미국 의회가 부채한도 문제를 뺀 임시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셧다운 위기를 면했다.
특히 트럼프 요구를 반영한 수정안을 강경 보수 성향 ‘코커스(정당 내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도 반대하면서 트럼프와 공화당의 갈등을 예고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이 미국 워싱턴 DC의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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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기 시절 하원의원을 지낸 공화당 소속 피터 T. 킹은 WP에 공화당 의원들이 전보다 더 다루기 힘든 집단으로 변했다고 평가했다. 킹 전 의원은 “과거 트럼프 당선인에 반대했던 의원들은 주로 온건파였지만, 이번 부채한도 인상에 반대한 의원 중에는 강경 보수파도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리들 맨해든 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여전히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라도 정부 부채 한도 인상에 투표하지 않을 자유를 보여줬고,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 균열이 드러났다”면서도 “트럼프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로 무엇이든 폭발시킬 수 있는 상황에서 공화당이 무언가를 하기 정말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셧다운 위기는 지나갔지만 트럼프 2기가 출범하면 갈등이 다시 격화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사건은)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야심찬 정책을 법제화하기 위해 (공화당과) 추가로 충돌하면서 내년에 닥칠 혼란을 보여주는 예고편”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1기였던 2018년에도 국경 장벽의 예산안을 두고 충돌이 벌어지면서 2019년 1월 결국 셧다운이 발생했다. WSJ은 “1기를 생각하면 이 모든 것은 새롭지 않다”며 “대통령과 의회 간 소통은 일관성이 없었고, (대통령은) 공화당의 요구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임시예산안 반대 여론을 형성해 사태를 키웠던 머스크CEO의 행보도 주목된다.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지난 18일 합의했던 임시예산안을 반발해 혼란을 가중시킨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열린 행사에서 머스크에 대해 “그가 대통령직을 가져가는 게 아니다”라면서 “난 똑똑한 사람을 두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거짓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에 대통령직을 양도했다’는 것인데 아니다, 아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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