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챗GPT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 GPT-5 개발 일정이 목표보다 크게 지연되고 있으며, 데이터 부족과 막대한 비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코드명 ‘오리온’(Orion)으로 알려진 차세대 AI 모델을 위해 18개월 이상 대규모 훈련을 진행했으나, 예상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여러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다.

GPT-5는 기존 GPT-4보다 나은 성능을 보였으나, 그 성과가 투입된 비용을 정당화할 만큼 충분하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훈련이 약 6개월 동안 컴퓨팅 비용으로만 5억달러(약 7247억5000만원)가 소요될 수 있다고 추정한다.

오픈AI는 데이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데이터를 직접 생성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나 수학자를 고용해 AI가 학습할 코드를 만들거나 복잡한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도입했지만, 이는 기존 방식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경쟁사들이 수백만달러의 연봉을 제시하며 오픈AI의 주요 연구원을 스카우트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인건비와 비용 부담도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오픈AI뿐 아니라 AI 업계 전반에서 모델 성능 향상이 정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픈AI 공동 창립자였던 일리야 수츠케버는 지난 13일 강연에서 “컴퓨터 연산 능력은 향상되고 있지만,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는 증가하지 않고 있다”며 “인터넷이라는 자원은 유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데이터 부족을 화석연료 고갈에 비유하며 “생성형 AI 모델의 사전 훈련은 결국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픈AI는 지난 20일 고급 추론 AI 모델 ‘o3′를 공개했지만, GPT-5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투자사들이 내놓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픈AI가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