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행사 참가자는 2만1000명. 식품 첨가물에 반대하는 ‘푸드 베이브’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인스타그래머 바니 하리(팔로워 210만 명),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논평가 패트릭 베트 데이비드(유튜브 구독자 640만 명), 팟캐스트 운영자 마이클 놀스(유튜브 구독자 200만 명) 등이 아메리카 페스트 2024에 참석했다. 이외에도 터커 칼슨, 스티븐 배넌 등 보수 정치인도 자리를 빛냈다. 이처럼 인플루언서는 물론 정치 거물을 한자리에 모은 이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운동의 정점에 있는 찰리 커크(3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2일(현지 시각) 청년 보수단체인 '터닝포인트 USA(Turning Point USA)’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최한 '아메리카 페스트 2024(America Fest 2024)'에 참석해 터닝포인트 USA 창립자인 찰리 커크와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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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학을 중퇴한 커크는 대학생들에게 보수주의를 전파하기 위해 터닝포인트 USA를 설립했다. 당시 18세였던 커크는 시카고 교외에 있는 부모님 집에서 터닝포인트 USA를 키웠고, 2016년에 미국에서 가장 큰 보수 학생 조직이 됐다. 그해 커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연설을 했다. 2019년에는 선거운동 부서를 만들어 대선 후보자와 선거 운동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 모금을 시작했다. 현재 터닝포인트 USA는 미국 전역의 1000개가 넘는 대학, 약 1200개의 고등학교에 지부를 갖고 있다.
커크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커크가 진행하는 라디오 쇼는 180개 라디오 방송국을 통해 전파를 탄다. 틱톡, 엑스(X·옛 트위터) 등에서 커트의 게시물을 구독하는 사람은 2000만 명 이상이다. 커크는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부정선거로 당선됐다고 주장했고,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의혹을 증폭하는 등 거짓 또는 입증되지 않은 사실을 말하고 있지만 지지층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당선은 보수파가 주류 언론과 TV 네트워크에 필적하는 미디어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것을 보여줬고 이제 그들은 그것을 사용하여 트럼프의 의제를 시행할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AP통신 역시 “트럼프가 터닝포인트 USA 연행사에 등장한 것은 이 그룹과 창립자 찰리 커크가 보수 운동에 미친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확인시켜 줬다”며 “커크의 조직은 대선 격전지에서 수천 명의 현장 조직자를 고용하여 트럼프가 최근 수십 년 동안 민주당에 더 가까워진 유권자 및 기타 집단, 즉 젊은 유권자, 흑인 남성, 라틴계 남성 사이에서 주요 성과를 거두는 데 도움을 줬다”고 했다. 이를 반영하듯 커크는 아메리카 페스트 2024 행사 시작 당시 “이제 우리는 미디어고, 그들은 아니다. 그들의 힘은 사라지고 약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것은 민주당이 온라인 매체에 대해 이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달리 공화당은 온라인 매체에 대대적으로 투자해 전통 매체를 우회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WSJ는 “공화당은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전통 미디어에서 수십 년 동안 배제됐다고 느꼈기 때문에 수년 전부터 온라인 매체에 투자했다”며 “우파는 정치를 비정치적 공간에 주입하는 기술을 완벽하게 만들어냈다”고 했다.
정미하 기자(viv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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