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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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교육 정책을 세우기 위한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에 잠시 '멈춤' 상태가 됐다. 국교위는 정권 교체에 휩쓸리지 않고 백년지대계를 세우기 위해 교육부와 별도 조직으로 2022년 설립됐지만, 국교위원장이 대통령 추천인 데다 위원장을 포함해 3명의 상임위원 중 교육 전문가가 없다는 점이 끊임없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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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위원회 전원 신규 선임...1월 시안 마련 사실상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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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교위는 내년 1월까지 '2026~2035년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을 마련하려던 기존 목표를 수정할 지 고심 중이다. 국교위는 1월 시안 수립 후 공청회를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3월에 최종안을 심의, 의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배용 국교위원장은 지난달 25일에 열린 제8차 대토론회까지만 해도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내년 3월까지 더욱 활발한 의견 수렴을 통해 중장기교육발전계획 수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이달 초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뒤 공식석상에서 시안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 있다.
지난 13일에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제39차 회의에서도 이 위원장은 시안과 관련한 공개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고 지난 17일에 열린 제9차 대토론회 역시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말만 건넸다. 대토론회는 공개 토론회로, 국교위가 지난 9월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12대 주요 방향'을 세운 뒤로는 세부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개최하고 있다. 제10차 대토론회는 내년 1월 말께나 열릴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19일에도 김태준 상임위원, 정대화 상임위원과 만나 향후 진행 방향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결론은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교위는 당장 자문기구인 전문위원회도 다시 선정해야 한다. 국교위 전문위원회는 지난 8월 만5세 조기입학, 9월 학기제, 수능 논서술형 도입 등을 민감한 교육정책들을 두서없이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전문위원회는 현재 전원 사퇴해 오는 27일에 열리는 제40차 회의에서 제2기 위원을 심의, 선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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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위원장 대통령 추천..."정권 자유로울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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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국교위의 탄생부터 정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한다. 국교위 위원은 대통령 지명 5명, 국회 추천 9명, 기관 추천 3명, 교원 단체 추천 2명, 당연직 2명으로 총 21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대통령 추천인 이 위원장은 2006~2010년 이화여대 총장을 지냈지만 사학과 전공으로 초중고등 교육을 아우르는 '교육학자'로 보긴 어렵다는 평이다. 여당 추천인 김태준 상임위원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한 경제계 인사이고, 야당 추천인 정대화 상임위원도 교양과 교수로 상지대 총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등 고등교육에 특화된 인물이다.
국교위가 그동안 논의해 온 주제들도 다소 추상적이다. 올해 열린 대토론회의 주제는 △대전환의 시대 우리 교육의 길(2월) △미래교육의 비전과 방향(3월) △대한민국 교육의 현 주소(6월)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고등·평생교육 과제(11월) △미래교육 기반 마련을 위한 교육재정 분야 중·장기 과제(12월)로 특별한 흐름을 읽기 어렵다. 치열한 정책 논의보다 두루뭉술한 이야기가 오간 것이다.
다만 이 위원장의 임기가 내년 9월까지로 국교위 기능이 이대로 정지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을 인용해 내년 상반기에 대선이 치러질 경우 공백이 너무 길어진다는 것이다. 한 교육계 인사는 "2028학년도부터 새로운 대입안이 시행되는 만큼 당장 2026학년도의 계획 수립은 급하지 않다"면서도 "국교위 본래 설립 취지에 맞춰 한국 교육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고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수준으로 마무리를 예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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