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24.12.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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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정계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23일 "초심을 잃지 않고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며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헌법재판소가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해 사회통합을 달성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치열히 고민하고 힘을 아끼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후보자는 먼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아버님이 실직한 이후 가장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는 무력감은 때론 폭력성으로 나타났다"며 "가부장제와 정상가족, 고정된 성 역할 이데올로기가 여성뿐 아니라 남성을 얼마나 억압하고 화목한 가정을 망가뜨리는지 봤다"고 했다.

이어 "양성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돼야 할 혼인과 가족생활은 가사노동의 가치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와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탈피에서 시작돼야 한다"며 "다양한 형태의 가족 모습을 사회가 수용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지금의 제 생각은 성장 과정의 경험과 맞닿아 있다"고 소개했다.

정 후보자는 1987년 주변의 권유로 의과대학에 진학했으나, 적응을 하지 못한 채 우연한 기회에 영화 '모두에게 정의를'을 보고 법조인을 꿈꾸게 됐고, 조영래 변호사의 '전태일 평전'이 사법 시험을 준비할 힘을 줬다고 회상했다.

그는 "법을 사람을 위한 따뜻한 것, 실제로 작동해 정의를 실현시키는 것으로 만드는 법조인이 되고자 했다"며 "사법연수원 수업에서 본 영화 '뉘른베르크'는 법을 제대로 적용하려면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하고, 비판적 사유와 성찰이 없다면 어느 순간 잘못된 길로 들어설 수 있다는 두려운 교훈을 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후보자는 1998년 서울지방법원 소속 예비판사로 본격적인 법조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 초반 10년간은 혼인과 출산, 육아로 인해 여성으로서 겪었던 힘듦도 털어놨다.

이에 따른 문제의식으로 참여한 젠더법연구회 활동을 소개하며 "사법부에 여성 법관이 존재함으로써 사회적 현상을 다각도에서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눈을 가지게 됐다는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방향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충주여자고등학교와 서울대 법대 공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5년 사법시험 37회에서 수석합격했다. 1998년부터 △서울지방법원 △서울행정법원 △서울고등법원 △울산지법 △서울남부지법 등을 거쳤다. 지난 2월에는 서울서부지법 법원장으로 임명됐다.

정 후보자는 서울중앙지법 부패전담 형사합의부의 첫 여성재판장으로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횡령·뇌물 등 사건을 맡아 징역 15년 및 벌금 130억 원 등을 선고해 주목받은 바 있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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