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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전문가 기고] "재난안전 예산으로 더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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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사진=행정안전부]




최근 지구의 기후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폭염, 태풍, 홍수 같은 자연재해가 점점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2023년에는 기록적인 극한의 자연재난이 이어지면서 많은 나라들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 미리 대비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려면 막대한 재원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나라의 재정(자금) 사정도 넉넉하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한정된 예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재난을 사전에 대비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재난 안전 예산 사전협의제도’와 ‘평가제도’이다. 이 두 제도는 2015년에 도입됐으며, 각 부처의 재난 안전 예산을 전략적으로 사용하고 국가의 재난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사전협의제도는 중앙정부에서 각 부처가 추진하는 재난 및 안전 관리 사업이 예산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돕는 제도다. 재난 안전 예산에 대한 종합적인 사전 검토를 통해 각 부처가 각자 따로따로 예산을 투자해서 집행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중복과 낭비를 방지하고, 국가적으로 중요한 분야에 집중적으로 예산을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올해 1월, 행정안전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재난 안전 예산 사업들을 선정했다. 이어 3월에는 기후 위기 피해를 줄이고 대형 재난에 대응하며, 안전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2025년 재난 안전 예산 투자 방향’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방향은 각 부처가 예산을 계획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전달했다.

그 후, 각 부처는 이 방향에 따라 예산안을 작성했고, 행안부가 각 부처의 예산요구서를 검토한 후 관계 부처 의견을 조회하고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이 참여한 중앙안전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난 6월에 기획재정부에 의견을 보냈다.

평가제도는 사전협의로 결정된 재난 안전 사업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진행되었는지 확인하고, 그 결과를 다음 연도 사업에 반영하는 과정이다. 평가 결과는 내년도 사전협의에 반영되고 내년도 예산 확보에도 영향을 미친다.

각 부처는 사업의 성과 목표와 지표를 미리 설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이후 행안부는 사업 결과를 평가해 우수, 보통, 미흡 등급으로 나눴다. 우수 등급 사업 중 성과가 탁월한 5개 사업은 모범사업으로 선정해 공유한다. 선정된 사업은 다음 해 평가를 면제받는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반대로 미흡 등급을 받은 사업들은 다음 해 예산 편성 때 지출 구조조정 대상이 돼 예산이 줄거나 조정될 수도 있다. 하지만 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사업 성과를 개선하면서 다음 연도에 등급이 상향된 사례도 많다. 예를 들어, 작년에 미흡 등급을 받았던 사업들이 전문가의 컨설팅과 개선 계획을 통해 올해 평가에서 ‘우수’나 ‘보통’ 등급으로 올라간 결과도 있었다.

재난 안전 예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꼭 필요하다. 사전협의제도와 평가제도는 한정된 예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재난 대응 능력을 높이고,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방지하는 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제도의 정합성과 효과성을 지속해서 개선해, 급변하는 재난 안전 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모든 것이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국민의 관심과 지지가 더해질 때 비로소 재난 대응 체계는 더욱 강력해질 수 있다. 우리 모두 안전한 나라에서 살 수 있도록, 정부와 각 부처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재난 안전 예산에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참여해야 한다. 우리 모두의 작은 관심과 지지가 모이면 더 큰 안전을 실현할 수 있다.
아주경제=김용균 행정안전부 안전예방정책실장 hongsalam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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