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시간제 근로자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
작년 387만명…97%가 300인 미만 사업체
“고착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질적 개선 필요
근로시간 유연화 등 개혁 지속 추진돼야”
서울의 한 편의점 직원이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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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2014~2023년) 동안 한국에서 시간제 일자리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정규직과 비교해 상대적 근로조건은 여전히 낮아, 규제개혁 등을 통해 더 많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손경식)는 24일 ‘지난 10년간 시간제 근로자의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서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시간제 근로자 규모는 387만3000명으로, 2014년 이후 10년간 183만8000명(90.3%)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정규직 근로자가 96만3000명(7.5%)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매우 큰 증가폭이다.
시간제 근로자의 특성을 분석해 보면 지난해 시간제 근로자 가운데 70.5%가 여성이었다. 또 시간제 근로자의 97.2%가 300인 미만 사업체에 종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증가한 시간제 일자리의 대부분(98.5%)이 300인 미만 사업체에서 만들어졌다. 이는 같은 기간 정규직 근로자 증가분(96만3000명)의 65.4%가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에서 만들어진 것과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산업별로는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숙박·음식점업 등 저부가가치 생계형 산업에서 시간제 근로자가 크게 증가했다. 반면 정규직은 정보통신업 등 고부가가치 신산업 부문에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시간제근로자의 학력별 비중은 대졸 이상이 29.8%, 고졸 이하가 70.2%로 고졸 이하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정규직 근로자의 학력별 비중과는 상반된 결과(대졸 이상 64.7%, 고졸 이하 35.3%)로, 노동시장의 학력별 이중구조화를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자발적 시간제 근로 여부를 살펴보면 작년 시간제 근로자 중 자발적 사유로 시간제근로를 선택한 근로자 비중은 59.8%로 10년 전(47.7%) 대비 12.1%포인트 상승했다. 경총 관계자는 “근로조건에 대한 만족으로 시간제 근로를 선택한 근로자가 많아졌는데, 이는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음을 시사하는 내용”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의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는 54만5000개로, 지난 10년 동안 3.2배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시간제 일자리 중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14.1%로 2014년(8.4%)보다 늘긴 했으나, 여전히 높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또 지난 10년간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증가분(37만5000개) 가운데 여성·대졸 이상·40~50대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결혼 및 출산 후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전일제 일자리 대신 근로조건이 괜찮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경총 측은 “최근 급증한 시간제 일자리 대부분이 저부가가치 산업·중소규모 사업장에 집중돼 있어, 시간제 일자리 가운데 근로조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원활히 창출되기 어려운 여건”이라며 “따라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부터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구체적 대안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시간제 일자리 창출 확대 유도 ▷일자리 창출의 핵심 주체인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시간제 근로자 채용 사업주에 강력한 인센티브 부여 등을 통해 시간제 일자리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고착화된 우리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로 시간제 일자리의 질적 개선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원활하게 만들어질 수 있도록 근로시간 유연화를 포함한 노동개혁이 차질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총이 30인 이상 기업 239개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2025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의 내년 채용계획은 ‘올해 수준’이라는 응답이 44.6%로 가장 많았으나 ‘채용 축소’라는 응답도 36.9%에 달했다. ‘채용 확대’는 18.4%에 불과했다.
기업별로 경영 상황 악화 등으로 정리 해고에 돌입하는 기업이 내년도에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전체 채용 규모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견·중소기업들의 경우 채용 규모를 대폭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이미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은 상황인 만큼, 대부분 기업이 긴축 경영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황에서 시간제 일자리 비중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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