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3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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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지난 7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폭사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1인자 이스마일 하니야 암살 사실을 처음 인정했다. 이스라엘이 국외 암살 작전이 자국 소행임을 인정한 것은 이례적으로, 이스라엘은 예멘 후티 반군 지도자들이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고 공개 경고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한 행사 연설을 통해 하니야 폭사가 자국 작전에 따른 것이었음을 인정했다.
이런 발언은 카츠 장관이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 및 지도부 암살을 경고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카츠 장관은 “우리는 후티를 강하게 공격할 것이고 그들의 지도부를 참수할 것”이라며 “우리가 테헤란과 가자, 레바논에서 하니야와 (야히야) 신와르, (하산) 나스랄라에게 했던 것처럼 호데이다와 사나에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데이다와 사나는 예멘 내 후티의 근거지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7월31일 하니야 암살을 시작으로 9월에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1인자인 나스랄라를, 10월에는 하니야의 뒤를 이은 하마스 수장 신와르와 헤즈볼라 수장 후계자인 하심 사피에딘을 사살하는 등 하마스·헤즈볼라 핵심 지도부를 연이어 제거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전쟁 중인 가자지구·레바논 안에서 벌인 지도부 제거 작전과 달리 이란에서의 암살 작전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왔다. 이스라엘은 통상 국외 암살 작전에 대해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NCND’ 원칙을 고수한다. 하니야는 이란 신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을 찾았다가 숙소에 미리 설치된 폭탄이 터지면서 사망했다.
카츠 장관은 이날 “우리는 하마스를 물리쳤고, 헤즈볼라를 이겼고, 이란의 방어 시스템과 무기 생산 능력을 손상시켰고,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을 전복하고 악의 축을 강타했다”면서 “마지막 생존자인 예멘의 후티 테러조직도 강타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티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하자 ‘팔레스타인 지지’를 선언하며 홍해를 오가는 상선들과 이스라엘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왔다. 홍해에서 후티의 군사 도발이 계속되자 미국·영국 연합군이 지난 1월부터 호데이다 등 예멘 내 후티 근거지를 공습한 바 있다.
후티는 이란을 주축으로 한 반이스라엘·반미 연대인 이른바 ‘저항의 축’의 일원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종식될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1일엔 후티가 쏜 미사일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공원에 떨어지기도 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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