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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노상원 수첩의 ‘사살’ 두 글자···누구를 가리킨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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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2·3 비상계엄 사태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24일 서울 서부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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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서 ‘사살’이란 표현이 확인되면서 실제 ‘사살조’를 운영했는지, ‘사살 대상’은 누구였는지 밝히는 것이 수사기관의 과제로 떠올랐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24일 군 내부 불법 사조직 ‘수사2단’을 조직해 비상계엄 계획을 실행한 혐의(내란실행)를 받는 노 전 사령관을 구속 상태로 송치받았다. 노 전 사령관은 서울 서부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면서 ‘수첩에 누구를 사살하라고 썼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전날 국회에 출석해 노 전 사령관 수첩에 ‘사살’이라는 표현이 있었냐는 질문에 “사실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노조, 판사 등을 ‘수거 대상’이라고 수첩에 적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기 전부터 노 전 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정보사령부 100여단 경기 성남시 판교 사무실에는 북파공작부대(HID) 요원 등 38명이 집결해 있었다. HID는 암살·침투·공작 활동을 수행하는 최정예 특수부대다. 육군 대장 출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수거 대상 중에) 일부는 사살자 속에 포함돼 있었을 확률이 있다”며 “HID는 납치하고 암살하는 훈련에 전문화돼서 그런 (사살) 임무를 줬을 것이라고 유추했다”고 말했다.

계엄 선포 직후 국군방첩사령부는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체포조’ 200여명을 투입했다.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이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받은 ‘체포 명단’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방송인 김어준씨, 김명수 전 대법원장, 이재명 대표 위증교사죄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김동현 판사 등이 적혀 있었다.

일각에선 ‘수거 대상’이나 ‘체포 명단’에 포함된 요인들이 체포에 불응하면 사살하거나, 북한의 소행으로 꾸며 사살하려고 계획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지난 13일 국회에 출석해 “계엄군이 한동훈 전 대표를 사살하고 북한 소행으로 공작하려 했다는 제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가 계엄 당일 ‘국회에 가면 목숨이 위험하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다만 김씨가 말한 사살이 노 전 사령의 수첩에 나온 사살이란 단어와 연관점이 있는지에 대해선 아직 밝혀진 게 없다. 민주당도 김씨 주장에 대해 ‘일부 사실을 바탕으로 상당한 허구를 가미해 구성했다’라는 부정적 평가를 담은 내부 검토 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제보를 받습니다. 관련 내용을 알거나 의심하는 부분이 있는 분들은 경향신문 사회부 제보 메일(soc@khan.kr)로 보내주세요. 제보자 신원과 내용은 철저히 보호합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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