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필리핀 FTA는 31일 0시를 기해 발효된다. 양국의 FTA는 2021년 10월부터 가시화됐다. 2023년 7월 양국은 FTA에 대한 정식 서명을 마쳤다. 지난달 한국 국회의 비준 동의를 끝으로 협정 발효를 위한 절차를 끝낸 양국은 해를 넘기지 않고 FTA를 발효하기로 했다. 1억1000만명의 인구를 지닌 필리핀은 소비 비중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70%에 이르는 소비 잠재력을 지녔다. 필리핀은 한국이 10대 전략 핵심 광물로 지정한 니켈, 코발트 등의 매장량이 풍부한 자원 부국이기도 하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한·필리핀 FTA 영향평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FTA가 발효되면 향후 15년간 실질 GDP가 0.01% 증가하고, 소비자 후생은 1억6000만달러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15년간 연평균 190억원의 세수 증가도 예상된다.
한·필리핀 FTA의 대표 수혜 품목으로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꼽힌다. 필리핀은 아세안 국가 중 자동차 수입 1위 국가다. 하지만 일본 차의 수입 비중이 82.5%로, 일본 브랜드가 압도적 우위를 차지해 왔다. 일본은 필리핀과 체결한 경제동반자협정(EPA)을 통해 승용차를 제외한 화물차 등의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세를 0%로 낮춰둔 상태다.
이번 FTA 체결로 기존 5%의 관세율을 적용받던 한국산 자동차(승용차·트럭·화물차)에 대한 관세는 즉시 철폐된다. 하이브리드 승용차와 전기차(5%)에 대한 관세는 5년에 걸쳐 사라진다. 3~30%의 관세를 적용받던 자동차 부품 관세도 5년 내 철폐될 예정이다. 정부는 향후 15년간 자동차 수출이 3억8550만달러 늘어나고, 같은 기간 국내 자동차 생산도 3450억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FTA가 발효되면 현재 30%인 바나나 관세가 5년 뒤면 완전히 사라진다. 현재 수입 바나나 중 73.5%가 필리핀산으로, 연평균 수입액은 2억1871만달러에 달한다. 소금과 어류 등 필리핀산 수산물의 수입도 15년간누적 36만2226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한국 농업생산액은 15년간 1426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필리핀산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하는 경우 'FTA 세이프가드'를 발동해 긴급 관세를 부과하거나 관세 인하를 중지함으로써 국내 시장의 산업 피해를 구제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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