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에서 한 학생이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로 수업을 듣고 있다. 교육부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교육부가 ‘교육혁신 박람회’를 열면서,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교사 연수 등을 목적으로 배정된 특별교부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 교과서는 내년 3월 학교 현장 도입을 앞두고 최근에야 실물이 공개됐는데, 교사 연수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관련 예산으로 박람회를 연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4일 국회 교육위원회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교육부는 지난 13~1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2024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를 열면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특별교부금(교원의 인공지능 교수·학습 역량 강화)’ 예산 20억원을 헐어 쓴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특별교부금(디지털특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올해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배정되는 예산으로, 교원의 인공지능 교수·학습 역량 강화, 인공지능 기반 학습 방과후학교 활성화 지원 등에 쓰도록 돼 있다.
해당 박람회에는 △인공지능 교과서 전시·체험 △미래교실 수업 시연 등 인공지능 교과서 관련 ‘교사 연수’와 관련이 있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교육부는 박람회에 참석한 교사들에게 최대 6시간까지 연수 실적으로 인정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교육부·교육청 정책 홍보 △교육계 저명인사 강연 △문화 공연 △수업혁신 우수사례 나눔 프로그램 등 인공지능 교과서와 관련 없는 내용도 박람회 프로그램에 대거 포함됐다. 사례 나눔 프로그램에는 ‘국제 바칼로레아(토론 수업, 논술형 평가 중심의 국제 공인 프로그램) 우수 실천 사례’, ‘사회정서 교육의 이해’ 등도 포함됐다.
인천의 한 중학교 교사는 “기존 교사 연수도 대부분 실습이 아닌 이론 중심으로 부실했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이제 막 실물이 공개돼 집중 연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단순 박람회 참석으로 연수로 인정해주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연수 실적 인정이 디지털특교 예산 사용을 위한 꼼수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박람회 참석을 연수 이수로 간주하는 사례는 흔치 않았고, 연말에는 교사들이 연수 실적을 다 채운 상황이라 연수 실적 인정이 큰 도움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문제없다는 태도다. 김한승 교육부 교실혁신지원과장은 “연수라는 게 모든 수업이 딱 그것(관련 주제에 대한 프로그램)만 있는 것은 아니”라며 “그 안에 메인 과목이 있고 교양 수업도 있는 것인데, 교양을 별도의 예산으로 쪼개는 건 아니지 않냐”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수 체계 자체가 다양한 활동을 인정하는 식으로 바뀌고 있다”고도 말했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