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봉엔 '연말인사', 속엔 '수사촉구'
"지지자 선물만 받지 말라" 비판
대학생들이 23일 윤석열 대통령 관저에 등기발송해 배달 완료된 크리스마스 카드 500장의 겉봉투. 윤석열퇴진전국대학생시국회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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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등과 관련한 서류 일체의 수령을 거부한 가운데, 윤 대통령 관저에 대학생들이 보낸 성탄절 카드가 24일 배달 완료됐다. 봉투엔 "대통령님~!" 및 하트 모양(♡) 등 우호적인 수사가 적혔으나 속에 든 500장의 카드엔 12·3 불법계엄 사태를 비판하고 윤 대통령의 수사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윤 대통령의 서울 한남동 관저에 카드를 우편 배송한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는 이날 오전 '우체국 배달완료' 알림톡을 공개하며 "대학생들이 어제 보낸 크리스마스카드는 대통령실 관계자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배송완료됐다"고 밝혔다. 시국회의가 공개한 알림톡엔 "고객님이 대통령 관저 윤석열님께 보내신 등기우편물을 2024년 12월 24일 회사동료 김정환님께 배달완료하였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윤석열퇴진전국대학생시국회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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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회의는 전날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우체국에서 윤 대통령에게 보내는 크리스마스카드 500장을 등기발송했다. 겉봉엔 "대통령님~! 대학생들이 대통령님을 위해 손수 편지를 써서 보냈습니다!!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라는 연말인사가 여러 개의 ♡와 함께 적혀 있었다. 마치 윤 대통령의 팬이 보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반전이 있었다. 봉투 안에 든 카드 500장엔 각각 "당신은 민주주의를 꺾을 수 없다", "산타 할아버지, 올해 소원은 윤석열 탄핵입니다", "윤석열 죗값 치르고 감옥 가라" 등의 메시지가 쓰여 있었다. 이날 시국회의는 자신들이 카드에 쓴 내용을 낭독하면서 "지지자들이 보내는 선물만 받지 말고 대학생들이 보내는 편지 선물도 잘 받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윤석열퇴진전국대학생시국회의가 2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우체국 앞에서 대학생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는 크리스마스카드를 우체국 등기로 발송 전 보여주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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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23일 윤석열 대통령 관저에 등기발송해 배달 완료된 성탄절 카드에 쓰인 내용 일부. 윤석열퇴진전국대학생시국회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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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헌법재판소는 16일부터 20일까지 탄핵소추의결서, 탄핵심판 접수 통지서 등 7가지 탄핵심판 관련 서류를 윤 대통령 측에 보냈으나 대통령실과 관저 모두 수령하지 않았다. 이에 헌재는 해당 서류가 관저에 도착한 시점(20일)에 윤 대통령에게 송달이 된 것으로 간주하고 27일을 첫 변론기일로 예정했다. 반면 윤 대통령의 생일인 지난 18일 지지자들이 보낸 축하 꽃바구니는 대통령 관저로 배달돼 경호처 직원이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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