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고깔·산타 모자 쓴 시민 10만명
약속 대신 커플·이성 친구끼리 집회 참가
[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앞에서 '메리 퇴진 크리스마스 민주주의 응원봉 콘서트-다시 만들 세계' 집회를 열었다. 2024.12.24. frien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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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계엄 안돼, 내란 안돼" "여러분 메리 퇴진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도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광화문 일대에 가득 울려 퍼졌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앞에서 '메리 퇴진 크리스마스 민주주의 응원봉 콘서트-다시 만들 세계'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10만명, 경찰 비공식 추산 2만명은 크리스마스 고깔 모자나 산타 모자를 쓰고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의 응원봉과 적색·녹색 경광봉을 흔들었다.
쌍화차, 율무차, 따뜻한 커피, 호떡을 한 손에 쥔 시민들은 크리스마스 캐럴을 개사한 '탄핵 캐럴 메들리' 노래에 맞춰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구속'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손팻말을 흔들고 "내란수괴 윤석열을 체포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이날 크리스마스 이브임에도 적지 않은 커플이 집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사귄 지 150일된 남자친구와 함께 집회를 보러 왔다는 김수림(22)씨는 "광화문 근처에서 칼국수를 먹고 집회를 보러 왔다"며 "시험 기간이 끝나 꼭 집회를 보러 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연말 송년회도 많이 취소돼서 아쉽다"며 "크리스마스를 기해 빨리 탄핵됐으면 한다"고 웃어보였다.
이외에도 같은 색상의 목도리를 두른 커플들이 캐럴을 즐기는 모습이 연출됐다.
한 달 전부터 잡은 약속을 미루고 집회에 참가한 이들도 있었다.
5년지기 '여사친'(여자사람친구)과 함께 집회에 왔다는 송영조(29)씨도 "원래 집에서 여자친구와 고기에 맥주를 먹는 홈파티를 계획했는데 미루고 집회에 왔다"며 "크리스마스까지 이틀간 놀려고 했는데 내일 하루만 여자친구와 놀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크리스마스 소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빨리 탄핵되는 것"이라고 했다.
'솔로'로 집회에 온 시민들도 '이브보다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조모(23)씨는 "남자친구가 현재 없기도 하고 올 수 있는 상황이면 오려고 했다"며 "연말에는 군대(정보사) 관련 비리가 빨리 해결되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도 조속히 이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이예린씨는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날은 25일 크리스마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부천에서 온 서이슬씨는 "아이를 포함해 우리 가족 셋은 작은 케이크로 생일(12월14일) 축하를 하곤 했다"며 "아이에게 올해 무슨 케이크를 살지 물으니 '탄핵 가결'이 생일 선물이라고 답했다"고 울먹였다.
서씨는 "가까스로 탄핵안은 가결됐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며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오늘 다시 거리에 나왔다"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는 '콘서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가수 김유진씨와 하림 등이 무대에 올랐고, 소녀시대의 '다시 만날 세계'가 나오자 시민들이 떼창을 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한편, 이들은 오후 9시께 동십자각에서 출발해 한덕수 국무총리 공관 앞을 거쳐 헌법재판소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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