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계엄 사태 이후 연기됐던 한·미 간 주요 외교안보 일정이 정상화된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이뤄진 한·미 외교부 차관 대면 회담 성과다.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과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한·미 외교 차관 회담을 가진 뒤 “그간 연기된 주요 한·미 외교안보 일정을 완전히 재개해 가능한 한 신속하고 서로 편리한 시점에 개최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 차관은 캠벨 부장관에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의 안정적 작동을 설명하고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캠벨 부장관은 한 권한대행 체제와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표하며 한·미 동맹과 철통같은 대한(對韓) 방위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한다.

한·미 양국 간 외교안보 일정 재개가 합의됨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 4~5일 워싱턴에서 열 예정이었다가 연기한 제4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제1차 NCG 도상연습(TTX)이 곧 잡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캠벨 부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강한 신뢰와 대한민국 헌법·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믿음을 분명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내달 20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전후해 트럼프 당선인 측과의 접촉면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워싱턴의 정부 당국자는 이날 “내달 20일 트럼프 2기 출범 전에도 트럼프 측과의 소통 노력을 계속할 것이고 정식 출범 이후에는 외교장관 등 레벨에서 신행정부와 대면 접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4일 오후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통화하고, 양국 관계 증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특히 왕 위원은 한국의 내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지지한다고 다시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이번 통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관련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이유정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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