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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대출금리 내려도 서울 집값 이미 올라 안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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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내려도 서울 매매시장 관망세 여전"

강남 3구 집값 이미 1.2억~2.3억 상승

마용성 집값은 0.8억~1.2억 올라

금융당국 "내년 1분기 대출금리 인하 체감할 것"

"내수 침체, 정국 혼란에 따라 매수 결정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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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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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내년 1분기 정도면 대출금리가 내려간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것과 달리,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한파는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침체, 대통령 탄핵에 따른 정국 혼란 등 불확실성 확대에 매수 심리가 되살아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높은 집값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관망세로 돌아선 수요가 금리가 떨어진다고 다시 시장을 찾아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서울 집값 높아 거래 안 늘어"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금융당국이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도 떨어지지 않던 대출금리가 내년 1분기에는 내려갈 수 있다고 본 것에 관해 "대출금리가 인하해도 올해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단기간 급등하면서 생긴 피로감이 매수 심리를 짓누를 것"이라고 25일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이미 집값이 많이 올라 당분간 거래가 이뤄지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주택시장보다 주식시장의 움직임이 훨씬 빠르다"며 "이미 주식시장마저 안 좋은 상황에서 누가 집을 사려고 나서겠나"라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지난달 11억2464만원을 기록했다. 가격 상승세가 시작된 지난 4월(10억5375만원) 대비 7000만원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거래가 몰렸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는 16억2893만원~22억1576만원에서 17억8856만원~24억498만원으로,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은 10억7998만원~17억2155만원에서 11억6421만원~18억4589만원으로 더 크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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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위 가격도 8억5800만원에서 8억8800만원으로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강남 3구는 15억5500만원~20억7850만원에서 16억5750만원~22억4050만원으로, 마용성은 10억5900만원~15억3300만원에서 11억3250만원~16억5200만원으로 집계됐다.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중에서 효과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내년 1분기에는 (대출금리 인하를) 체감할 만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대출금리 방향성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금융당국"이라고 전했다. 그는 "기준금리가 두 차례 내렸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 등으로 은행은 가산금리를 낮추지 않았다"며 "이제는 당국에서도 대출금리 인하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시사한 만큼, 내년 1분기 가산금리가 내려가면서 대출금리도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영업자 대출 등 내수 침체, 탄핵에 따른 정치 혼란 등 변수도 고려해야"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갑작스레 거래가 늘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23일 현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7월 9212건으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 9월부터 3000건대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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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경기 침체, 대통령 탄핵에 따른 정국 혼란도 매수 심리에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한다. 신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이 대출금리를 내리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지만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경제성장률 둔화, 자영업자 대출 문제 등 내수 경기 침체로 적어도 내년 1분기에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매수 심리가 확산하기까지 시간이 아주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 위원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전까지는 금리와 상관없이 매수세가 나타나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공급 부족 우려에 아파트 가격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고 관망세는 짙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1분기 대출금리 인하 폭에 따라 거래량 추이가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효선 NH 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금 같은 정국 혼란기에는 대출금리가 파격적으로 내려가야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거래량이 크게 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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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출 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정책 서민금융을 뺀 평균 대출금리는 지난 10월 4.42%였다. 지난 7월 3.85%에서 꾸준히 올랐다. 지난 10월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대출금리는 상승했다.

김 위원은 "또 대출금리 인하기가 내년 1분기 중 언제인지도 중요하다"며 "예컨대 탄핵안 인용에 따라 빠르게 대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정치적 불안정성이 줄어들 때 대출금리가 떨어지면 수요자는 주택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대출금리 인하 효과가 작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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