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짜 : 2024년 12월 22일 (일요일)
■ 진행 : 이성규 교수
■ 대담 : 대한민국 제과명장 8호 함상훈 명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 어릴 때 케이크는 특별한 날에만 겨우 맛볼 수 있는 음식이었습니다. 새하얀 버터케이크 위에 화려하게 올려진 꽃장식. 온 가족이 모여서 케이크를 촛불 켜고 열심히 소원을 빌었던 기억도 납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제과점은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텐데요.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꽃 케이크의 1인자 대한민국 제과 제빵 명장 8호 함상훈 명장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대한민국 제과명장 8호 함상훈 명장(이하 함상훈) : 예 안녕하세요.
◆ 이성규 : 아니 우리 작가 선생님 말씀 들어보니까 진짜 이번에 모시기 어려웠다고. 바쁜 와중에 시간 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함상훈 :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성규 : 대한민국 명장. 1986년부터 시작이 됐고 제과제빵 분야는 2000년에 첫 명장이 탄생했다고 들었어요. 이제 우리나라의 제과제빵 명장, 지금 8호신데 총 몇 분이나 계세요?
◇ 함상훈 : 올해까지 열일곱 분입니다.
◆ 이성규 : 네. 열일곱 분이요. 그분들하고 자주 만나세요?
◇ 함상훈 : 명장 모임이 있어서 자주 만나고요. 또 이 업계에 있다 보니까 다 아는 분들입니다. 선후배 관계.
◆ 이성규 : 8호 명장님이신데 이 명장 되기가 좀 어렵죠? 어떤 과정을 겪어야 되죠?
◇ 함상훈 : 그 기술 한 가지만 보는 게 아니고요. 제가 할 때는 제과 제빵 경력이 20년 이상 돼야 되고 그다음에 또 사회봉사나 아니면 특허나 또 뭐 논문이나 이런 걸 종합적으로 다 평가를 해서 그 직종의 1등만 최후 심사 그러니까 현장 실습 실사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주어집니다. 그다음에 현장 실사에서 통과를 하면 제가 할 때는 면접관이 16분이었거든요. 그리고 혼자 들어가서 거기 통과를 해야 되는데. 한 30% 정도가 'NO' 하면 면접에서 떨어집니다.
◆ 이성규 : 그럼 70% 안에 들어가야 되네요. 근데 그분들 평가 기준이 다 있을 텐데요.
◇ 함상훈 : 질문을 좀 많이 합니다. 여러 가지 질문을 해서 빵은 그래도 제가 면접 볼 때 느낀 거는 그 교수님들이 거의 한 80% 정도 되거든요. 그러면 외국에서 공부한 분들이 많아서 외국 거하고 우리 거하고 비교를 많이 해서 질문을 좀 많이 받았습니다.
◆ 이성규 : 근데 과자는요?
◇ 함상훈 : 과자나 빵이나 똑같이 거기서 질문을 다 받습니다. 제과제빵의 모든 분야에 대해서.
◆ 이성규 : 그런데 한국에서 익힌 분들은 외국 거하고는 또 조금 거리가 있을 수도 있는데.
◇ 함상훈 : 예. 아무래도 유럽 쪽에 원조가 많으니까. 한국하고 유럽하고 좀 식문화가 달라서 유럽 쪽의 거를 100% 그대로 하는 건 거의 없고요. 한국의 입맛에 맞게끔 변화가 조금씩 다 돼 있습니다.
◆ 이성규 : 네. 근데 명장이 되셨어요. 그럼 뭐가 달라져요?
◇ 함상훈 : 지금은 상당히 명장의 사회 이미지가 상당히 높아졌지만 제가 될 당시만 해도 명장을 잘 모르시는 분이 많았어요. 예를 들어서 제가 명장이 됐을 때 난이나 화환을 약 50개 정도 받았는데 90%는 매장을 오픈했냐고 들어와서 물어봅니다. 이렇게 명장을 써 붙여도. 그리고 한 5%는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의 명량이 여덟 번째라고 얘기하면 '아 대단하다'고 얘기를 했고요. 또 5%는 기술직이나 전문직인 사람들은 좀 아는 사람이 좀 있었어요. 근데 지금은 명장이라는 게 매스컴도 많이 타고 그래서 지금은 이미지가 높게 됐지요.
◆ 이성규 : 이게 빵을 생각하면 아침 일찍 나와야 되잖아요. 그럼 아침부터 움직이셔야 되나요?
◇ 함상훈 : 예. 빵은 보통 완성품이 되려면 대략 평균적으로 3시간에서 4시간이 돼야 완성품이 나오기 때문에 보통 일찍 오픈하는 집들은 새벽 5시부터 일을 해야 되고요. 저희 같은 경우는 요즘은 6시 반에 작업을 시작합니다.
◆ 이성규 : 그 전체 직원들이 다 나와야 되는 거군요.
◇ 함상훈 : 다 나와서 6시 반 정도부터 일을 시작합니다.
◆ 이성규 : 그러면 이제 그날 만든 과자나 빵을 판매 시작하는 가게 오픈은 언제 하나요?
◇ 함상훈 : 나오는 대로 매장하고 공장하고 이렇게 붙어 있기 때문에 일하다 보면 매장에 불을 안 켜놔도 손님들이 아침에 출근하면서 많이 들리면 오픈하기 전에는 매장에 직원은 없고 공장에 일하는 분들만 있는데 들어오셔서 빵을 달라면 판매를 합니다. 나오는 대로요.
◆ 이성규 : 따끈따끈한 빵이네요. 저녁때도 늦게 들어가시나요?
◇ 함상훈 : 최고 빨리 들어갈 때가 11시.
◆ 이성규 : 아이고.
◇ 함상훈 : 왜냐하면 빵이라는 게 보통 4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오픈하기 전에 어느 정도의 아침에 출근해서 할 수 있게끔 준비가 좀 필요해서 준비도 좀 해 놓은 상태입니다.
◆ 이성규 : 지금이 핫한 시기라고 봐야 되는지. 리스마스 전이잖아요. 이맘때는 케이크를 보통 몇 개 정도 만드세요?
◇ 함상훈 : 우리 같은 경우에는 당일 생산, 당일 판매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보통 24일 날 판매가 한 200개에서 300개 정도입니다.
◆ 이성규 : 케이크가요?
◇ 함상훈 : 예. 보통 프랜차이즈 같은 경우에는 다 생산해서 가져와서 많이 만들 수는 있는데. 우리 같은 경우는 당일 생산, 당일 판매가 원칙이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만드는 건 제 생각엔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 이성규 : 그러니까 당일 생산, 당일 판매. 그러니까 진짜 따끈따끈하고. 못 팔고 남은 건 어떻게 해요?
◇ 함상훈 : 거의 다 판매가 되는데. 거의 99년도에 오픈을 하고부터 그 당시에는 푸드뱅크가 없었어요. 초창기에. 그래서 지금은 푸드뱅크 생기고는 100% 다 푸드뱅크에 기부를 합니다. 하루 지난 거는. 그런데 그 당시 초창기에는 양로원이나 보육원에 이렇게 기증도 했었어요. 초창기에는.
◆ 이성규 : 꽃 케이크. 이게 명장님의 하나의 시그니처라고 볼 수 있나요?
◇ 함상훈 : 예.
◆ 이성규 : 근데 그러려면 정성이 많이 들어가야 될 것 같아요. 꽃 모양을 이렇게 만들려면 그게 다 수공예죠?
◇ 함상훈 : 예. 꽃잎을 한 입 한 입 짜야 되기 때문에. 장미꽃 한 송이 만들려면 동시에 3박자가 맞아야 됩니다. 그러니까 왼손으로 돌리는 거 그다음에 오른손으로 그 강약 조절해서 그것이 삼박자가 잘 안 맞으면 예쁜 꽃을 짤 수가 없어요. 꽃은 짤 수 있겠지만 그 아주 활짝 핀 꽃을 짜기가 좀 힘들어요.
◆ 이성규 : 근데 시간도 오래 많이 걸릴 것 같은데.
◇ 함상훈 : 꽃잎을 하나하나 짜야 되기 때문에 기능도나 또 준비하는 시간도 상당히 좀 많이 걸려요.
◆ 이성규 : 그 케이크의 장미가 몇 개 올라가려면 그거 몇 시간 걸리겠네요? 하나에.
◇ 함상훈 : 예. 몇 시간 정도는 아니고 저는 뭐 맨날 짜다 보니까 조금 속도가 빠른 속도죠. 근데 이제 준비가 완전히 돼 있는 상태에서는 장미꽃을 몇 송이를 올리냐에 따라서 좀 다른데. 예를 들어서 지금 우리 집에서 가장 좋은 꽃다발 케이크 2호 같은 경우는 뭐 꽃만 짜는 거는 한 10분 정도 대략 걸리는 것 같아요.
◆ 이성규 : 네. 근데 요즘 들어와서 이제 맛집 순례도 있고 '빵지순례' 뭐 이렇게 순례들을 많이 하는데 명장님 가게에도 많은 분이 찾아오겠어요? 줄 서고 막 그러나요?
◇ 함상훈 : 줄 선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습니다.
◆ 이성규 : 손님들 중에 누가 그렇게 기억나는 손님이 계세요?
◇ 함상훈 : 예. 기억 남는 분들은 몇 분 있는데 가장 제 머릿속에 남는 거는 유학생인데요. 처음에는 유학생인지 몰랐는데. 1년에 한두 번 정도 와서 그게 쿠키 선물 세트를 사 가더라고요. 근데 한 번은 그 선물 세트 등에 쿠키가 6가지가 들어가 있는데 한 가지만 집중적으로 주문을 해서 가져가요. 그래서 그때까지도 몰랐는데 한 번은 그 친구한테 그 학생인지도 몰랐죠. 유학생인지 몰랐는데 미국에서 전화가 왔어요. 자기가 쿠키를 사 간 거는 그 교수님 드리려고 한국 들어왔다 가면서 사 갔는데. 지금 교수님이 한국에 세미나에 들어와 있는데 그 쿠키가 맛있다고 우리 집에 간다고 좀 잘해 주라고 전화 받았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 이성규 : 근데 이 케이크나 쿠키도 유행 타나요?
◇ 함상훈 : 예. 아무래도 유행을 많이 탑니다.
◆ 이성규 : 네 요즘은 어떤 스타일이 유행해요?
◇ 함상훈 : 케이크도 보면 뭐 무스 케이크 쪽이나 생크림보다는 무스 케이크. 쿠키는 아무래도 입에 들어가면 사르르 녹는 쪽의 쿠키. 이런 것들이 유행을 많이 탑니다.
◆ 이성규 :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우리나라 꽃장식 케이크의 1인자이자 대한민국 제과제빵 명장 8호 함상훈 명장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명장님께서 추천하신 노래를 들어야 되는데. 우리 작가 선생님한테 영화 'Love Actually' OST중에 린든 데이비드 홀이 부른 'All You Need Is Love'를 신청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노래를 좋아하시나요?
◇ 함상훈 : 저보다는 우리 집사람이 너무 좋아해서. 오늘 방송 나온다니까 집사람이 특히 이거를 좀 신청곡으로 신청해 달라고 그래서 제가 신청을 했습니다.
◆ 이성규 : 크리스마스 시즌에도 딱 맞는 노래네요.
◇ 함상훈 : 예. 집사람이 항상 일하면서 매장에 맨날 틉니다. 이때쯤 되면.
◆ 이성규 :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대한민국 제과 제빵 명장 8호 함상훈 명장과 함께 합니다. 명장님,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냄새가 몇 개가 있는데요.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갓 구운 빵 냄새라고 합니다. 명장님도 이 냄새 좋으세요? 아직도?
◇ 함상훈 : 저는 항상 행복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과 또 빵 냄새를 맡으면서 하기 때문에 항상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성규 : 근데 언제부터 제빵사가 되겠다고 생각을 하셨나요?
◇ 함상훈 : 워낙 시골에 있을 때부터. 제가 클 때는 시골에서 쌀밥이면 어떻게 보면 최고였거든요. 근데 저는 쌀밥보다 빵이 있으면 쌀밥을 안 먹고 빵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중학교 졸업하고 상급 학교에 진학하기가 가정 형편이 좀 어려워서. 기술을 배워야 되는데 이왕이면 빵을 좀 배워보고 싶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저는 제과점을 선택을 해서 단 한 번도 제과점 말고는 빵집 말고는 다른 계통에서 한 번도 일 해본 경험이 현재까지 없습니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제 적성에 맞는 거를 선택한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그냥 좋아서 시작을 했는데 요즘 생각해 보면 '아 내 적성이 너무 잘 맞는 걸 내가 택했구나.' 이런 생각이 가끔 듭니다. 제가 생각해 보면.
◆ 이성규 : 그러니까 17살 때 무작정 상경하신 보람이 있는 거네요.
◇ 함상훈 : 어떻게 보면 그때 약간의 두려움도 없지 않아 있었죠. 시골에서 그냥 강원도 인제에서 완전히 산골짜기에 살다가 서울 올라올 때 두려움 반, 기대 반 이렇게 올라왔던 것 같습니다.
◆ 이성규 : 네. 강원도에서 올라오셨다고 하셨는데 처음 일한 곳은 어떤 집이었어요?
◇ 함상훈 : 종로 5가에 조그마한 집이 있었는데. 처음 저를 소개해준 분이 적성에 맞는지 또 워낙 제과점이 그 당시에는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밤 9시, 10시까지 기본적으로 하는 집이 많아서 '한번 해봐라.' 그래서 이제 한 달 정도 하니까 적성에 맞느냐고 물어봐서 '아 난 무지하게 좋다. 빵집에서 일하는 게.' 그랬더니 '그러면 이왕 배울 거면 큰 집 가서 제대로 배워라.' 그래가지고 그 영화배우 신영균 씨가 운영하는 명보제과를 소개해 줬어요. 그래서 명보제과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이성규 : 명보극장 옆인가요?
◇ 함상훈 : 예. 바로 옆에 붙어 있었습니다.
◆ 이성규 : 지금도 있나요?
◇ 함상훈 : 명보제과는 없어졌고요. 지금은 모르겠는데 얼마 전에 보니까 명보제과하고 명보극장을 헐고 명보극장만 남아있던 것 같아요.
◆ 이성규 : 명장님에게도 그럼 스승이 계시겠어요?
◇ 함상훈 : 명보제과에 먼저 들어가서 있었는데 제과명장 1호인 박찬회 명장님을 신영균 회장님이, 그 당시에 회장님이라고 불렀었는데 회장님이 스카우트해서 그때부터 기술에 눈을 뜨고 빵을 왜 해야 되는지 이런 목적이 생겼던 것 같아요.
◆ 이성규 : 명장님께서. 이 꽃장식 기술을 그 나름대로 지금까지 구현하시려면 수없이 연습을 하셨을 텐데 얼마나 연습을 하셨나요?
◇ 함상훈 : 일 끝나고 아무도 모르게 밤에 혼자 한 달 이상 하면서 그다음에 조금씩 케이크를 그려가면서 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한 달 이상 아마 계속 거의 밤새우다시피 연습을 해서 지금처럼 잘 짜지는 못했는데 아마 짜면서 이렇게 계속 늘었던 것 같습니다.
◆ 이성규 : 근데 왜 그렇게 꼭 입체적으로 꽃장식을 장미를 이렇게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셨어요?
◇ 함상훈 : 장미를 우리나라 분들이 최고로 좋아한답니다. 꽃 중에. 그리고 장미가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제과제빵을 통틀어서 가장 힘들다고 제가 생각을 하고 또 후배들한테도 얘기를 하거든요. 그래서 또 그런 보람도 있고 해서 저는 장미를 이렇게 고집하는 것 같습니다.
◆ 이성규 : 네. 그러시다가 명장님만의 가게를 열겠다고 이제 작정을 하셨네요.
◇ 함상훈 : 예. 조금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제가 후배들 강의 갔을 때도 항상 하는 얘기가, 유럽이나 아니면 일본만 가도 기술자를 우대하는 게 상당히 좋은데. 제가 오픈하기 전에 상당히 업계에서는 늦게 시작을 했거든요. 엄청 늦게. 그러니까 장사를 안 하면 돈을 못 벌면 우리나라는 조금 얕보는 쪽에 있는 거 같아서 할 수 없이 아마 장사를 좀 시작해서. 지금도 후배들한테 제가 강의할 때 '일본이나 유럽 같았으면 아마 장사를 안 하고 아직도 기술자로 남았을 것이다.' 그런 얘기를 종종 하긴 합니다.
◆ 이성규 : 근데 가게 내신 뒤에 여러 군데서 이거를 '2호점, 3호점 투자 받아서 내자.' 또는 뭐 여러 가지 '베이커리 카페도 내자.' 뭐 이런 제안은 없었나요?
◇ 함상훈 : 엄청 많았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서 얘기해도 될까요? 지방이긴 한데 원주 같은 경우 이거는 한 3년 전의 얘기고요. 실평수가 100평이고 제가 오게 되면 2년 계약하고 그다음에 보증금이나 이런 건 없고 2년 후에 제가 팔아도 되고 접어도 되고. 그다음에 관리비만 주면 되는데 그다음에 제가 오게 되면 다 장소 제공도 다 해주고 현찰로 4억 5천만 원 준다고 했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제안도 제가 가지는 않았어요.
◆ 이성규 : 근데 왜 그렇게 이렇게 혼자 하시는 걸 고집하세요?
◇ 함상훈 : 첫째는 가기 전에 여러 가지 고민 중에 가장 큰 고민이. 거기에 내려가면 거기에 올인을 해야 되기 때문에. 제가 그 당시에 특성화고에 명장공방이라고 5개 학교를 수업을 했거든요. 그러면 제가 수업을 전혀 못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가장 커서. 또 제가 그 명장공방을 5개 학교씩이나 가는 이유는 제가 꼭 그만한 나이에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단 한 명이라도 줄 수 있으면 제 인생 삶에 대해서 상당히 큰 보람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그거보다는 학교 가서 학생들하고 이렇게 수업도 하고 가르쳐 주는 게 더 보람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 이성규 : 무슨 직업병 안 생겨요?
◇ 함상훈 : 직업병도 생기고 처음 시작하는 분들은 다리가 아파서 포기하는 분들 무지하게 많습니다. 그리고 또 허리 아픈 분들이 가장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허리 아파서 중도에 포기하는 분들이 제가 보기에는 가장 많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처음 시작하는 분들은 발바닥하고 종아리가 엄청 당기거든요.
◆ 이성규 : 발바닥이요.
◇ 함상훈 : 그래서 1단계에서는 포기하는 분들이 거기서 가장 많이 나옵니다.
◆ 이성규 : 근데 명장님은 그걸 어떻게 이겨내셨나요?
◇ 함상훈 : 저는 처음부터 빵을 배우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거는 전혀 못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명보제과에 들어가서 어떻게 보면 잔머리를 굴렸다고도 할 수 있는데. 이렇게 뭐 바닥도 쓸고 그러니까 그 선배님들이 일 잘한다고 뭐 이렇게 예뻐도 해주고 그래서 아마 좀 빨리 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 이성규 : 근데 명장님이 '내가 이것만은 꼭 지킨다,'라는 무슨 원칙이나 이런 것이 있으신 것 같아요.
◇ 함상훈 : 예. 원칙은 아주 철두철미하게 지켜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 기본, 그다음에 정석. 이거는 조금만 요령을 피우면 얼마든지 할 수 있거든요. 빨리 할 수도 있고 또 뭐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그것만큼은 제가 제시하는 원래의 원칙은 그대로 지켜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철두철저하게 지킵니다.
◆ 이성규 : 기본.
◇ 함상훈 : 기본, 정석.
◆ 이성규 : 크리스마스가 곧 오는데 많은 분들이 명장님께서 만드신 케이크하고 과자를 드실 텐데. 명장님은 크리스마스 때 뭐 하고 지내실 예정이세요?
◇ 함상훈 : 저는 크리스마스 때는 집사람이나 가정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이 그냥 케이크 만드는 일에만 열중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24일, 25일은 그냥 케이크를 몇 개 만드느냐 생각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 이성규 : 그것도 하나의 원칙이시네요. 요즘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이 인기인데요. 혹시 '흑백 제빵사' 얘기들은 안 나와요?
◇ 함상훈 : 그 얘기는 들은 적이 없고요. 만에 하나 제의가 온다면. 제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후배들을 위해서 기회를 주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 이성규 : 왜요?
◇ 함상훈 : 왜냐하면 이런 얘기를 좀 해도 되나요? SBS '생활의 달인'을 제가 세 번 거절을 했거든요. 세 번 거절을 하고 두 번은 심사한 경험이 있습니다. 한 번은 크리스마스 전에 케이크 경연대회, 그러니까 생활의 달인에서. 또 한 번은 식빵 만드는 경연대회를 해서 심사를 두 번 한 적은 있는데. 그러니까 작가님이 우리 집에서 만드는 제품을 찍기도 했었어요. 그거를 해달라고 했는데 제가 별로 그렇게 당기질 않아서 정확히 세 번 정도의 생활의 달인은 거절한 적이 있습니다.
◆ 이성규 : 그렇게 막 나가서 보여주고 이런 걸 안 하는 것도 또 원칙이신가요?
◇ 함상훈 : 나가면 아무래도 매상은 엄청나게 매스컴을 타면 잘 되거든요. 근데 저는 그러면 아무래도 제품 만들 때 어려움도 있고 또 정성을 다 못하는 것 같기도 해서 그냥 뭐 수수하게 하는 게 낫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이성규 : 네. 마지막으로 명장님 같은 제빵사를 꿈꾸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시죠.
◇ 함상훈 : 가장 중요한 건 식지 않는 열정. 그다음에 노력도 엄청나게 남들보다 열심히 해야 되거든요. 그다음에 끈기가 없으면 중간에서 포기를 해서 제가 그 세 가지를 가장 집중적으로 얘기를 많이 하기도 합니다.
◆ 이성규 :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대한민국 제과 제빵 명장 8호 함상훈 명장 모시고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함상훈 : 감사합니다.
◆ 이성규 :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 라디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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