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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트럼프가 그린란드 탐내자... 덴마크 “2조원대 국방비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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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매입 의사 밝히자 국방비 증액 발표

파나마는 일부 시민이 트럼프 얼굴 그려진 현수막 훼손

캐나다·멕시코도 美 환심 사기 정책

조선일보

최근 도발적 발언으로 세계 여러 국가들을 뒤흔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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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차 덴마크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매입 의사를 밝혀 논란이 되는 가운데, 덴마크 정부가 그린란드에 대한 국방비를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덴마크 정부는 이번 발표에 대해 ‘원래 준비했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캐나다, 멕시코, 파나마, 덴마크 등이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전 세계가 그의 입을 주목하며 요동치고 있다.

24일 영국 BBC는 “트럼프 당선인이 북극에 있는 영토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덴마크가 그린란드에 대한 국방비를 대폭 늘린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로엘 룬드 폴센 덴마크 국방 장관은 이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전체 예산이 최소 15억 달러(약 2조1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새롭게 투입되는 자금은 두 척의 새로운 조사선, 두 대의 장거리 드론 등 주요 장비 구매와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에 있는 북극 사령부의 인력 증원 등에 사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폴센 장관은 BBC에 “우리는 수년 동안 북극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았지만 이제 우리는 더 강력한 존재감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운명의 아이러니(irony of fate)”라고 말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논란은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매입 의사를 밝히면서 불거졌다. 그는 22일 페이팔 공동 창립자인 켄 하우리를 차기 주(駐)덴마크 미국 대사로 발표하면서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미국의 안보와 전 세계 자유를 위해서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소유해 통제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23일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논평을 내고 “그린란드는 우리의 것”이라면서 “우리는 매물이 아니며 앞으로도 매물로 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오랜 자유를 위한 투쟁에서 패배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덴마크 정부가 그린란드에 대한 국방비를 늘리겠다고 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그린란드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첫 번째 임기 때인 2019년에도 매입 의사를 밝혔지만 당시 덴마크 정부는 “터무니없다”고 답하며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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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일부 파나마 시민들이 파나마시티에 있는 미국 대사관 앞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을 태웠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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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의 도발적인 발언은 덴마크뿐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 파나마 등 미국의 우방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들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22일 트럼프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청년 보수 단체 터닝포인트USA가 주최한 행사에서 “파나마가 부과하는 통행료는 터무니없고 매우 불공평하다”면서 “(미국이 파나마에 운하 소유권을 넘긴) 관대한 기부의 도덕적·법적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신속하고 완전한 반환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이 X(옛 트위터)에 “파나마 운하와 인접한 모든 지역은 파나마의 것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모든 파나마 국민은 운하를 가슴에 품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주권과 독립은 타협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이후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 “이것은 역사에 대한 무지의 표현”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파나마 수도인 파나마시티에 있는 미국 대사관 앞에서 일부 시민이 트럼프의 얼굴이 인쇄된 현수막에 불을 지르는 등 격한 반응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도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휘청거리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와 멕시코 국경을 통해 마약과 불법 난민자들이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취임 즉시 양국에서 수입하는 물품에 대한 관세율을 최고 25%까지 올리겠다”고 했다. 그러자 캐나다는 국경 보안을 개선하기 위해 향후 6년간 미화 약 9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 정부도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수입 의류에 대한 관세 부과 등을 발표하며 미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나선 상황이다. CNN은 “여러 면에서 트럼프의 도박은 의도한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외국의 표적에 대한 승리를 주장할 수 있는 길을 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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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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