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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계속되는 아이티 비극···‘병원 재개원’ 행사서 갱단 총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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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종합병원에서 병원 재개원 행사를 취재하던 언론사 기자가 갱단의 총격을 받은 뒤 부상을 입고 병실로 옮겨지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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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단 폭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갱단의 습격을 받아 폐쇄됐던 최대 병원이 수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열었으나, 재개원 행사에도 갱단이 난입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아이티 최대 규모 국립종합병원 재개원 행사에서 무장한 갱단원들이 난입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 총격으로 인해 재개원 행사를 취재하던 기자 2명과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티 당국은 정확한 사상자 수를 밝히지 않았으나, 현지 라디오 매체는 사망자 3명 외에 기자 7명과 경찰관 2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해당 병원은 지난 3월 갱단의 습격을 받고 문을 닫았고, 약 8개월간 폐쇄됐다가 이날 재개원했다. 지난 7월 아이티 당국이 갱단으로부터 병원을 탈환해 재개원을 준비해 왔다.

이날 총격 당시 행사장에는 보건부 장관의 재개원 기자회견을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이 다수 모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티의 주요 갱단 연합으로 포르토프랭스를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조직 ‘비브 앙삼(Viv Ansanm)’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며 “우리는 병원 재개원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이티는 수년째 갱단 폭력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놓여 있으며, 현재 포르토프랭스의 85%를 갱단이 점령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올해에만 갱단이 연루된 폭력으로 4500명 이상이 사망했고, 70만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인 아이티는 2010년 발생한 대지진과 콜레라로 몸살을 앓아왔고,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당시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공권력마저 붕괴했다. 무너진 권력의 빈자리를 갱단이 파고들면서 극심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갱단이 아이티 최대 교도소 2곳을 습격해 재소자 수천명을 탈옥시키며 폭력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았다. 갱단들은 공항을 점거하고 경찰서를 공격하는 등 각종 범죄를 저질렀고 치안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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