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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외교 철학 없이 허세만 부려” 트럼프 1기 ‘최장수 참모’ 볼턴, 작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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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참모’ 볼턴 전 안보보좌관 가디언지 인터뷰

“그땐 시급 현안 코로나19뿐이었지만 지금은 달라

일관된 정책 없는 트럼프, 어떤 결과 미칠지 걱정”



경향신문

2019년 8월20일(현지시간)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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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의 핵심 참모였던 존 볼턴이 트럼프 당선인을 “외교 철학이나 지식 없이 허세만 부리는 사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가자지구 전쟁 등 시급한 국제사회 현안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위기를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볼턴은 24일(현지시간) 공개된 가디언지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임기 동안 일관성이 없는 외교정책을 폈다고 평가했다. 볼턴은 “그가 미국의 다른 전직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국가 안보와 중요성이나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가지는 무게를 알 거라고 믿었지만, 완전히 틀린 생각이었다”며 “그는 외교 철학도 국가 안보 전략도 없다”고 말했다.


볼턴은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가자지구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끝내겠다고 장담한 것에 대해서도 “트럼프답게 허세만 부리고 있는 것”이라며 “그의 주장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낼 것이며 “세계 3차 대전을 막을 사람은 나뿐”이라고 주장했다.


볼턴이 특히 우려하는 건 최근 국제정세가 트럼프 1기 때보다 더 험난해졌다는 점이다. 그는 “지금 세상은 그가 처음 대통령이 됐을 때보다 더욱 위험하다”며 “1기 행정부 때는 시급한 국제 현안이 코로나19 대유행뿐이었지만, 트럼프 2기에서는 (제국주의 침략이 벌어진) 19세기와 유사한 수준의 국제사회 위기가 덮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일관된 정책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매우 걱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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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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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북한, 러시아 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 주장도 비판했다. 볼턴은 트럼프 당선인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스트롱맨’들과 비교적 잘 지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는 “개인적인 관계”를 맺은 것일 뿐 외교 역량을 발휘한 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볼턴은 트럼프 당선인이 매일 진행되는 백악관 안보팀의 브리핑도 제대로 읽은 적이 없다면서 “그는 브리핑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런 건 필요하지 않고, 그저 테이블을 놓고 마주 앉아 (상대국과) 거래를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을 예로 들면서 “그는 트럼프 당선인을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고, 쉬운 표적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이걸 전혀 알아채지 못한다”며 “(외교에서) 상대가 나를 어떻게 볼지 파악하지 못하면 그냥 상황 인식 능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볼턴은 2018년 4월 트럼프 1기 행정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취임해 17개월 동안 일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즉흥 외교’에 반발한 외교·안보라인 핵심 참모들이 줄줄이 떠났던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최장수’로 활동한 안보보좌관이다. 하지만 ‘대북 강경파’인 볼턴은 2019년 트럼프 당선인이 추진하던 북·미정상회담을 두고 갈등을 겪다 경질됐다.

이후 볼턴은 트럼프 당선인 ‘저격수’로 돌아섰고, 과거 정책들에 강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한 지난 4월에는 자신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 서문을 새로 쓰면서 “트럼프가 공화당에 ‘고립주의 바이러스’를 퍼뜨렸다. 국가 안보야말로 트럼프의 일탈이 가장 파괴적으로 작용한 분야”라고 지적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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