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6 (목)

이슈 오늘의 사건·사고

벼랑 끝 소상공인…폐업 공제금 1조3000억원 ‘사상최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25일 서울 황학동 주방거리에 폐업 점포의 물품들이 쌓여 있다. 한수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침체 속에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 상황’이 길어지면서 사업장 문을 닫는 소상공인이 크게 늘고 있다. 대내외 악재에 대응할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들도 벼랑 끝에 내몰린 형국이다.

25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이 지난달까지 1조3019억원이 지급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1820억원)보다 10.1%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노란우산은 가입자들이 매월 부금액을 내고 폐업 등 생계를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공제금을 주는 제도로, 퇴직금이 없는 소상공인들은 ‘최후 보루’로 여긴다. 공제금 증가는 한계에 다다른 자영업자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소상공인의 경영난을 가늠할 수 있는 신용보증재단 대위변제금도 급증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 따르면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빌린 돈을 지역 신용보증재단이 갚아준 대위변제금은 2022년 5076억원에서 지난해 1조7126억원, 올해 들어선 지난 10월까지 2조578억원으로 증가했다.

소상공인 폐업이 늘어난 것은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건비와 재료비 등 제반 비용까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개인·법인)는 98만6487명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은 시장이 힘들 때 버틸 수 있는 힘이 많지 않다”며 “수년간 최저임금이 오른 데다 고물가에 비용은 증가하고 내수 경기가 무너지면서 수입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기중앙회가 지난 3∼12일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 기업 47.2%는 올해 자금 사정이 ‘작년보다 악화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답변 비율(31.7%)보다 15.5%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또 중기중앙회가 지난 18∼22일 중소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 기업의 59.7%가 내년 경영 환경이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고, 올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23.1%, 호전될 것이라는 기업은 17.2%였다.

더 큰 문제는 새해 여건도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는 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규제 강화 정책까지 예고돼 있어 중소기업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대기업들은 선물, 보험 등 환헤지(환 변동 위험 회피) 상품 활용 등으로 방어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단가 조정이나 원가 절감 등 간접적으로 대응하는 데 그치고 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대부분 수출 중소기업들은 올해 초 환율을 1300원 수준으로 잡았다”며 “수출 마진이 5% 수준인데 원·달러 환율이 10% 넘게 치솟아 중소업체들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계엄, 시작과 끝은? 윤석열 ‘내란 사건’ 일지 완벽 정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