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이 최근 동국제약과 함께 '브랜드 판타지' 행사를 열고 하루 행사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새로 출시한 브랜드도, 갓 출시한 신제품도 아니었지만 전년 대비 3배에 달하는 눈부신 판매고를 기록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소비자들이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한 번 눈에 띄면 손이 갈 수밖에 없는 틈새 상품을 공략한 결과다.
동국제약은 '마데카솔' '센시아' 등 상처 치료제 히트 상품으로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졌다. 반면 동국제약의 뷰티 브랜드 '센텔리안24'는 자체 인지도에 비해 롯데온에서의 혜택이 덜 알려졌다. 기초화장품 '더 마데카 크림'처럼 센텔리안24의 숨은 강자들은 일종의 '기회의 땅'이었다. 더 마데카 크림은 마데카솔의 핵심 성분인 병풀 추출물을 사용해 상처 치유 효과부터 보습과 영양 공급, 피부 탄력 유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처럼 롯데온은 상처 치료제 전문회사인 동국제약의 인지도를 역으로 이용해 화장품 전문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각인시켰다.
기회의 땅을 개척해 롯데온의 성과로 만든 주역은 9년 차 베테랑인 임지은 롯데온 트렌드뷰티팀 MD다. 많은 소비자가 이미 마데카솔로 동국제약에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만큼 마데카솔의 형제나 다름없는 더 마데카 크림 역시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임 MD는 "화장품 산업은 타깃 고객이 이미 확고한 시장으로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편"이라며 "이 때문에 제품의 특징, 셀링 포인트를 발굴하는 데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데카솔의 축적된 신뢰도와 선호도를 부각해 더 마데카 크림의 상품성을 키워냈다는 뜻이다.
다른 분야 MD와도 과감히 손잡았다. 마데카솔을 비롯한 비(非)화장품과 연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마데카솔·마데카 메디패치·마이핏 레몬즙은 롯데온에서 리빙 상품으로 분류된다. 임 MD는 리빙 담당 MD와 협의해 더 마데카 크림을 구매하면 이들 상품 중 하나를 사은품으로 증정하는 복합 구성을 만들었다. 동국제약의 화장품을 미처 생각하지 않았던 고객들에게 더 마데카 크림을 알리기 위해서다. 참신한 노력은 결과로 증명됐다. 지난 10월 19일 롯데온에서 진행한 동국제약 브랜드 판타지 행사는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임 MD는 "브랜드사인 동국제약과 6개월 이상의 전략적 소통, 리빙 MD와의 긴밀한 협업, 그동안 쌓아온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한데 어우러졌기에 가능했던 결과"라며 "동국제약 브랜드 판타지 행사는 단 하루로 짧았지만, 이를 위해 올해 2분기부터 장기 계획을 갖고 임했다"고 털어놨다.
임 MD는 "동국제약 사례처럼 브랜드 강점을 살려 고객이 다른 상품도 경험할 수 있는 긍정적인 기회를 의도적으로 계속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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