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재단장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관 남성 명품관. 신세계백화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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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불황 장기화로 소비 양극화가 뚜렷해지면서 백화점 패션 전략이 갈수록 '명품화'되고 있다. 점포 재단장이나 MD(상품) 개편을 통해 경쟁력이 떨어진 국내 패션브랜드(내셔널브랜드) 대신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감각적인 해외 명품 브랜드를 대거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 중심으로 전개하던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최근 카테고리 확장을 위해 남성 패션 중심의 '멘즈(mens)' 라인을 새롭게 내놓는 트렌드와 맞물려 내셔널브랜드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양상이다.
백화점, 수입 브랜드 '늘고' 토종 '줄고'
2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들은 최근 경쟁력 있는 해외 패션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들여오고 있다. 2021년 개점 이후 4년 만에 최대 규모 MD 개편을 진행 중인 더현대 서울은 최근 컨템포러리 여성·남성패션과 수입패션이 있던 2층을 '럭셔리멘즈존'으로 재단장하면서 최근 해외 명품 브랜드의 남성 매장인 '루이비통 멘즈'와 '프라다(PRADA) 워모' 매장을 열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막스마라', 신명품 브랜드로 분류되는 '르메르' 등 13개 브랜드도 새롭게 입점하면서 이달 20일 기준 더현대 서울의 해외 럭셔리 브랜드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3%가량 늘어난 58개에 달한다. 대신 새롭게 들어온 해외 브랜드에 밀려 기존 2층에 자리잡았던 르베이지 등 내셔널 브랜드 2~3개가 빠졌다.
대표적인 명품 쇼핑지로 꼽히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지난해 4월과 올해 5월 각각 MD를 개편하며 남성 명품브랜드를 한층 강화했다. 지난해 4월에는 신관 7층을 남성 컨템포러리 브랜드에 명품 브랜드까지 한데 모은 남성전문관으로 재단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에 7층에 입점해 있던 내셔널브랜드 일부가 빠졌다. 올해 5월에는 신관 6층을 '남성 명품관'으로 재단장하면서 최근 젊은 남성 고객 선호도가 높은 셀린느, 로에베를 비롯해 꼼데가르송의 하위 브랜드인 'CDGCDGCDG' 매장도 입점했다. 올해 9월에는 더현대서울에도 들어간 루이비통 멘즈를 비롯해 디올옴므 매장도 오픈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이보다 앞서 본격적으로 명품 브랜드 남성 라인을 따로 내기 시작한 2021년 업계에서 가장 먼저 5층을 재단장해 루이비통, 구찌, 디올 등 30여개 남성 명품 매장을 입점시켰다. 이 과정에서 5층에 매장이 있던 일부 국내 셔츠 브랜드들이 퇴점했다.
빨라진 유행 속도에 밀리면 퇴출
명품 브랜드 강화 추세는 브랜드 경쟁력 차원에서 필연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국 매출 1위 점포이자 적극적으로 명품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보다 한 달여 이른 올해 11월말 매출 3조원을 넘겼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은 계속 새로운 것을 원하는데, 내셔널브랜드는 명품 브랜드가 만든 유행의 '성공 방정식'을 따라가는 경향이 짙어 브랜드 특색도, 경쟁력도 잃고 있다"며 "백화점으로선 잘 팔리는 브랜드 위주로 매장을 꾸려야 하다 보니 브랜드 독창성이 없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운 내셔널 브랜드 대신 명품브랜드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층 더 빨라진 패션 유행 변화 속도에 맞춰 '백화점 패션 명품화' 현상은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입점 패션 브랜드들은 상·하반기 1년에 두 차례 정규 MD 개편이 보편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유행이 변하는 속도에 맞춰 3~ 6개월짜리 팝업스토어 입점 계약 등도 많아지고 있다"며 "따라서, 수시로 입점 브랜드가 바뀌는 수시 MD 개편이 보편화하는 추세라 경쟁력이 없는 내셔널브랜드가 더 밀려날 수 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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