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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88올림픽 반세기만에 또? 서울시 "2036올림픽, 5조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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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88 서울올림픽 개회식의 전경. 서울시가 2036 서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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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2036년 하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이후 약 반세기만의 재유치 도전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5일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적 타당성이 확실히 입증됐다”며 “2036년 서울올림픽을 위해 본격적으로 뛰겠다”고 밝혔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5~11월 한국스포츠과학원이 진행한 ‘2036 서울 올림픽 유치를 위한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대비 편익 비율(B/C)이 1.03으로 나타났다. B/C가 1을 넘으면서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국제경기대회 지원법에 따라 올림픽 유치를 희망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은 문화체육부 장관이 정하는 전문기관에 사전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서울시 “최저 비용으로 올림픽 열겠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포함한 개최 계획서를 지난달 12일 대한체육회에 제출했다. 대한체육회의 현장실사와 종합평가 등 선정 절차 대비에도 나섰다. 현재 국내 도시 중에 2036년 올림픽 개최 출사표를 던진 것은 서울과 전북도 두 곳이다. 대한체육회는 심사를 거쳐 내년 2월께 국내 후보 도시를 선정할 계획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는 2026년 3월께 최종 개최국을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사전타당성 조사는 개최 후보 도시로 선정된 이후에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이 타당성 조사를 앞당겨 받은 것은 그만큼 경제성에 자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 서울 올림픽 개최 비용은 현재가치 기준으로 3조358억원, 편익은 3조1284억원으로 나타났다. 2036년 기준으로 따지면 총비용은 5조 833억원, 총편익은 4조4707억원으로 예상된다. 2024 파리 올림픽은 12조3000억원, 2020 도쿄올림픽은 14조8000억원이 드는 등 최근 10년 전후로 열린 올림픽 개최 비용이 10조원이 넘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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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시는 2036 서울올림픽을 ‘재활용 올림픽’으로 연다는 목표다. 올림픽 개최를 위해 새로 짓는 경기장은 한 곳도 없다. 기존 경기장을 활용하거나 파리올림픽처럼 기존 공간에 관람석을 포함한 임시경기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광화문 광장에서 양궁경기를 열고, 여의도공원에서 농구 및 스케이트 보드 경기, 한강공원에서 비치발리볼 경기를 여는 식이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최근 올림픽 개최 어젠다와 맞닿아 있다. IOC는 올림픽 개최국이 만성 적자에 시달린다는 지적에 2014년 총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올림픽 어젠다 2020’을 통과시켰다. 이를 토대로 기존 시설과 임시시설을 활용해 친환경ㆍ저비용ㆍ저탄소 올림픽을 개최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광화문 광장에서 양궁경기, 기존 공간 최대 활용



올해 파리 올림픽의 경우 시내 곳곳의 명소와 기존 경기장을 활용한 '가성비 올림픽'을 강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88년 한국의 첫 올림픽 개최 도시로써의 경험과 유산을 바탕으로 신축 없이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최저 비용으로 올림픽을 열 것”이라며 “일부 부족한 시설은 타 시ㆍ도 소재 경기장을 활용해 경제적인 대회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민의 호응도가 높은 점도 유리하다고 본다. 지난 7~8월 타당성 조사의 일환으로 전국 1000명(서울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036 올림픽 찬성 응답률은 81.7%에 달했다. 또 서울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것이라고 답한 비율도 89.8%였다. 서울시민만 따졌을 때 85.2%가 올림픽 개최를 찬성하고, 93.8%가 성공적으로 개최할 것으로 기대했다.

중앙일보

차준홍 기자


서울시는 2036년이 1988 서울올림픽 개최 이후 48년이 지난 시점으로 두 번째 대회를 개최하기 적절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일본 도쿄도 1964년 올림픽을 개최한 이후 50여년 차이를 두고 두 번째 대회를 유치했다. 1896년에 열린 제1회 아테네 올림픽 이후 두 차례 이상 올림픽을 유치한 국가는 미국(5회)ㆍ영국(3회)ㆍ프랑스(3회)ㆍ호주(3회)ㆍ그리스(2회)ㆍ일본(2회) 등 총 6개국이다. 오세훈 시장은 “우리는 영화, K-POP, 드라마를 통해 세계적인 문화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88 서울올림픽이 대한민국의 저력과 가능성을 보여준 역사적 순간이었다면, 2036년 서울올림픽은 소프트파워와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옥 한국체대 교수는 “서울은 주경기장을 비롯해 올림픽 개최를 위한 기본 인프라가 다 갖춰져 있어 개최 능력을 놓고 보면 전 세계 다른 도시와 비교해도 뛰어나다”며 “다만 세계 도시들과 경쟁했을 때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서울올림픽만의 컨셉트가 아직 명확하지 않은 것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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