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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트럼프 테크 기업인 대거 기용, 우린 이런 인사 혁신 못 하나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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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실리콘밸리의 혁신 DNA를 정부 조직에 이식하려는 파격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페이팔, 우버 등 혁신 기업 출신 인사들을 정부 요직에 대거 기용한 것이다. 민간의 효율성과 혁신성을 정부에 도입하려는 과감한 실험이다. 한국도 늘상 정부 혁신을 강조해왔지만 관료 조직의 벽에 막혀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민간의 혁신 DNA가 관료사회에 확산할 수 있도록 경험과 실행력을 갖춘 외부 인재의 영입이 절실하다.

트럼프 당선인이 기용하는 테크업계 인물 면면을 보면 정부 효율성과 규제 개혁에 방점을 찍고 있다. 벤처투자사의 매니징 파트너를 연방 공무원의 인적 자원 관리를 담당하는 인사관리처 처장에, 페이팔 전 최고운영책임자를 백악관의 인공지능(AI)·가상화폐 차르에 각각 임명했다. 우버 임원이었던 에밀 마이클은 국방부 연구·공학 담당 차관에 발탁됐다. 이들은 모두 파괴적 혁신을 통해 시장의 판도를 바꾼 경험을 가진 인물들이다. 이러한 인사는 단순한 인물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관료주의적 비효율을 타파하고 정부 조직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앞서 정부효율부 수장에 임명된 머스크는 연방정부 예산의 3분의 1 감축이라는 파격적인 구상을 내놓았다. 또한 연방우정국의 민영화와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 역할을 하는 연방거래위원회, 증권거래위원회, 소비자금융보호국과 같은 규제기관에 대한 대대적 개혁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식 인사 실험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한국은 공공부문의 인재풀이 '관료·정치인·교수' 위주로 좁다. 이들이 이해관계로 얽혀 있다 보니 정부 혁신과 지출 축소에 한계가 있다.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100조원에 달할 정도로 재정 건전성이 악화했어도, 과감한 지출 삭감 등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 한국도 인사 혁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해야 할 때다. 작금의 재정위기와 비효율적 관료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라도 과감한 인사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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