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AI 에이전트의 무대는 디지털 공간이다. PC와 스마트폰을 통해 문서와 이미지 생성 등을 도와주는 역할이 주 임무였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도구들이 인공지능(AI)과 밀접히 접목돼 '개인 비서'처럼 우리의 일상을 윤택하게 할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보급이 확산되고, 여기에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접목되면서 다양한 생성형 AI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폭스바겐과 BMW가 챗GPT 기반의 AI를 적용해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한 차량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운전자는 자동차에서 AI 에이전트에게 아이가 좋아하는 공룡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거나 저녁 메뉴 레시피를 알려달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와이퍼 교체 등 간단한 차량 수리 방법도 물어볼 수 있다.
샤오미는 카메라를 이용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선보였다. 운전 중 "지금 앞에 있는 자동차는 무슨 자동차야?"라고 질문하면 AI가 브랜드와 차종을 알려준다. 카메라가 포착한 이미지를 AI로 분석·검색해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분야에서 더욱 진화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테슬라의 FSD(Full Self-Driving) 시스템은 기존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운전자의 개입을 최소화한 '완전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전업계에서도 AI 에이전트를 접목한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그리고 애플까지 국내외 주요 테크 기업들은 스마트홈을 넘어 'AI홈'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AI 에이전트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싱스는 IoT 기기를 통합 관리하며, 3억5000만명의 사용자를 기반으로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냉장고 내부의 식재료를 분석해 맞춤형 레시피를 추천하거나 세탁물을 자동으로 분류해 세탁 코스를 설정하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AI홈 플랫폼 'LG 씽큐 온'을 선보였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이동형 AI홈 허브(Q9)를 통해 사용자가 있는 장소로 이동해 음성 대화와 스크린 정보 제공 등 서비스를 수행하는 기능을 개발 중이다.
AI 스타트업 혜움의 옥형석 대표는 "AI 에이전트는 콘텐츠 생성에서 벗어나 AI홈과 자동차 등 실생활에서 사용자의 요구를 예측하고 수행하며, 인간의 개입 없이도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진화된 기술"이라며 "일상생활과 깊숙이 맞닿아 있는 자동차와 가전제품이 스마트폰과 검색엔진에 이어 핵심 AI 에이전트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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