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과 중국 외교장관이 첫 통화를 가졌다. 양국 장관은 한국 국내 정세의 불확실성 속에도 변함없는 한·중 관계 발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외교부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24일 오후 7시부터 30분간 통화했다고 전했다. 이 통화에서 조 장관은 최근 한국 내 상황을 설명하고,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간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양국의 공동 노력으로 최근 수년 사이 중·한(한·중) 관계에는 개선과 발전 추세가 나타났고, 이는 양국 인민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은 양국의 영역별 대화 협력 메커니즘을 잘 이용해 층위별 교류와 민간 교류를 강화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견제를 본격화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의식한 듯 무역과 투자에 대한 한국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왕 부장은 “중·한 무역 규모는 여전히 지속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한국 기업이 계속 중국 시장을 깊이 다지며 투자를 늘리는 것을 환영하고, 한국과 함께 협조를 강화해 글로벌 산업·공급망 안정을 지킬 의향이 있다”고 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이번 통화에서 양 장관은 계엄·탄핵 국면이 한국이 개최하는 다자회의에 미칠 영향,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담화 속 ‘중국인 연루 간첩 사건’ 거론 등 우려가 제기됐던 부분을 소통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 장관은 내년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했고, 왕 주임은 한국의 에이펙 개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지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 에이펙 정상회의 계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관련 입장을 교환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정지혜 기자,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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